말만 무성한 총단회 정체성 모호

이번 달에는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대두됐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지상중계를 기획했다. 먼저 1주는 자유발언을 싣고, 2주는 교정보고 Ⅰ, 3주는 교정보고 Ⅱ, 4주는 총단회 평가 좌담회를 게재 한다. 총단회 지상중계 기획은 출가 교도 뿐만 아니라 재가교도들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했고, 교단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 출가교화단 총단회 평가 좌담회 참가자들이 동대전교당에서 총단회 평가를 하고 있다.

원기98년 출가교화단 총단회가 막을 내렸다. 그동안 활발히 논의됐던 교단의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한 논의도 잠시 주춤해졌다. 매번 교단적인 큰 사건에 대한 논의는 출가교화단 총단회 전까지는 열띤 논쟁이 이뤄지지만 총단회를 거치고 나면 다시 잠잠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무엇때문일까? 총단회를 통해 사건에 대한 모든 의문점들이 해소 되어서 일까?

본지에서는 매년 1회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어 단원들의 총의를 결집하고 있는 출가교화단 총단회에 대한 평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8일 동대전교당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수위단회사무처 박중훈 교무, 유성교당 민성효 교무, 동대전교당 강형신 교무, 부산교구 이정식 교무가 참여했다.

▲ 박중훈 교무

- 총단회 잘 진행되었나

현재 출가교화단은 156개단에 1600명 정도 된다. 규정에 보면 퇴임 교무도 총단회 참석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사실 1000명 이상이 한자리에 앉아서 어떤 것을 협의하고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총단회를 통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 의문스러웠던 것 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총단회는 교정, 감찰원의 중요사항에 대한 보고 및 단원의 총의 결집을 위한 협의체이다. 협의체라는 것이 구성원들을 힘 빠지게 만드는 것 같다. 총단회에서 의견을 청취한다고 해놓고는 어떤 것은 반영하고 어떤 것은 유야무야 없어진다. 오래전에 총단회에서 정녀지원서 폐지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통해 폐지를 결의한 적이 있다.

그때 정녀지원서가 폐지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없던 것으로 돼 계속 유지가 됐다. 이것을 보면서 열심히 발언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큰 실망을 했다.

다른 때도 마찬가지지만 총단회는 말은 길게 있지만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실천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는 총단회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총단회의 정책협의도 획일적으로 생산적이지 못하다. 아무리 총단회에서 합의를 해도 이것이 공식적으로 처리되는 공의 절차가 없으니 결국 소모적일 수 밖에 없다. 이는 근본적으로 교정보고와 단회를 함께 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 민성효 교무

- 총단회 보고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지금 우리는 총단회는 총단회대로 하고 저단회는 저단회대로 하고 있다. 저단회에서 계속 의견수렴이 된 상황에서 총단회를 해야 하는데 완전히 별개로 하고 있다.
총단회와 저단회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면 좋은 활성화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정, 감찰원 보고는 거기에 맞는 대표가 나와서 사회를 봐야 한다. 지금은 총단회에서는 수위단회 상임중앙이 사회를 보고 있다. 지난번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누구 나오세요" 라는 정도밖에 할 수 없어 집중도도 떨어지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폭넓은 정책지식을 갖고 사회를 봐야 한다.

그리고 총단회에서는 교정원과 감찰원의 보고가 이뤄지고 있어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찰원은 교정원을 감찰해야 하는데 같은 선상에서 보고를 하는 건 안 맞다고 생각한다.

한다면 감찰원회의가 따로 있고 교정원회의가 따로 있어야 한다. 교헌개정을 하면 이런 구조와 견제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감찰원 보고도 시정돼야 한다. 감찰을 통해 개선되어야 할 현안들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이 나온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큰 틀에서만 어떻게 됐다는 정도지 누가 어떤 일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한 세세한 부분은 밝히지 않고 있다.
▲ 강형신 교무

- 총단회 정체성을 찾아 본다면

현재 총단회는 공부 모임과 회의 모임이 애매모호하게 겹쳐져 있다. 과거에는 교무회의라는 회의체가 있어서 교단정책부분들을 집중적으로 토론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가지를 같이 하다보니 중심이 흐려졌다.
총단회는 공부위주로 나갔으면 좋겠다. 포상 위주가 아니라 사회이슈라든지 교역자들이 꼭 배워햐 하는 정보, 이런 부분들을 충분하게 습득하고 얻어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동성애, 낙태 등에 대한 우리의 교법적인 해석이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사회의 흐름이나 경향들은 뛰어난 프로그램을 갖지 않으면 우리가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와 있다. 교역자들이 지쳐있고 힘들어하는 것도 이런 부분들이다. 시대에 맞는 교법을 적용하기 위한 공부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총단회를 공부 위주로 집중하고 정말 필요할 때 수시로 회의를 소집할 수 있고 특별한 사항이 있을 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교무회의의 부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단회 항단회가 있는데 총단회도 그 연장선에서 해야 한다.

지금 총단회는 총단회가 아니라 행정회의같은 느낌을 받는다. 단회의 취지에 충실하여 단회중심의 총단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 단회는 단회로 마무리하고 회의는 회의답게 의결 정족수 규칙도 정하고 심의도 하고 심도있게 토론도 해야 한다.
▲ 이정식 교무

-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특항 보고에서 교육부 기금손실 보고에 따른 질의 응답과 중앙총부 육영기금 종합대책이 발표돼 그동안 오해된 부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 듯하다. 그러나 어떤 사태가 일어났으면 그 사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서 최소한 수위단회에서 먼저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해야 된다고 본다.

책임론이 거론되는 것은 어떤 사태가 일어났을 때 윗 어른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교당에서도 만약 부교무가 문제가 일으켰을 때 주임교무도 책임이 있다. 그런데 주임교무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런 구조에 대한 변화의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책임은 무조건 책임자가 져야 한다.

윗선은 보호가 되고 아랫사람이 다치는 것 같은 모습들을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보게 되니까 젊은 세대들이 불신을 하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결재라인에 있으면 최종결재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예전에는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스승이 시키면 다 한 것 같다. 지금은 조직이 커지다보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조직을 운영하려면 스승과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하지만 그것으로는 다 해결될 수 없다. 조직은 시스템 구축이다. 시스템은 결국은 법과 절차이다. 이 두 가지가 정리가 잘 되지 않으면 이런 사건들이 계속 터질 수 밖에 없다.

도가와 종교가의 명분을 내 세우는건 이젠 안된다. 현실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처리하고 인정을 베푸는 것은 처벌을 하고 난 다음에 용서해주는 것이지 그전에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 교헌개정의 필요성은

교헌개정이나 교단혁신이 필요성을 모두 감지하고 있다.

교헌 자체가 모순이 많다. 교헌에서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는데 교규나 규정에서 그것을 침범하는 것이 있다. 100년을 맞이해서 교헌을 새롭게 체제정비 하는 것이 원 100성업의 큰 일이다. 교헌개정을 통해 대종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100년이 시작돼야 되지 기존 틀로는 안 된다고 본다.

교헌은 교단의 뿌리이고 큰 골격이다. 이것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밑에 규정과 규칙이 완전히 바뀐다.
교헌개정을 하려면 중요한 것은 교헌개정을 위한 위원회 구성이다.

교헌은 그냥 하나의 문구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개혁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개혁을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나이가 들어도 개혁적인 사람이면 참여해야 하고 나이가 젊다고 해도 고리타분하면 다 빼야 한다.

정말 개혁적인 사람들을 선발하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면 교단을 새롭게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교헌개정으로 교단이 새롭게 변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 = 육관응 yuk@wonnews.co.kr

"단회 취지에 충실하여 단회중심의 총단회가 돼야 한다"

"최종결재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 의식 부족한 것 같다"

"교헌개정을 통해 대종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100년이 돼야 한다"

"조직은 시스템 구축이다. 시스템은 결국 법과 절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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