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사업으로 은혜 펼쳐가야죠"

▲ 칠레 산티아고교당 법당 건물에 새겨진 일원상.
남미대륙 태평양 연안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길쭉한 모양의 나라 칠레. 그래서일까 우리들에게 '장화를 닮은 나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6일 오전11시 현지인 교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불식을 거행한 칠레 산티아고교당. 봉불식에는 산티아고대학교 한국어학생들과 칠레 한인 천주교 중창단이 함께해 축가를 선사해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또한 내외빈으로 칠레 한국대사관 이석원 영사, 서화영 칠레 한인회장, 김종근 신부, 양상덕·양윤성 미주 동·서부교구장이 참석해 봉불식을 축하했다.

남미교령 남궁선봉 원로교무는 "칠레에 와서 생활한 지 7년 세월이 됐다. 너무나 아름다운 칠레, 마음 따뜻한 칠레의 모든 분들과 교무들을 아끼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 도덕 사업을 열심히 해서 칠레 사회에 은혜가 미쳐 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산티아고 시내 구도심에 자리

남미에 원불교가 씨앗을 뿌리게 된 것은 좌산상사의 원력이다. 아르헨티나교당에서 근무하던 남궁선봉·유영수 교무가 원기90년 9월~원기91년 10월 5차례에 걸쳐 칠레를 방문했다. 당시 한인 세 가족이 입교를 하며 이제원 교도 가족의 도움으로 산티아고교당이 교화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후 원기91년 11월 교당인가가 공식적으로 나와 원기92년 두 교무가 인사발령에 따라 부임하게 된 것이다.

원기92년 2월 첫 법회를 본 후 9월 칠레 종교법인이 등록했다. 원기94년 조영명 부교무가 부임해 현지인 교화를 활기차게 진행 중이다. 원기95년 4월부터는 산티아고대학교에 한국어 강의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교당 터 매입은 원기97년 5월에 이뤄졌다. 대지 1458㎡로 생활관과 법당건물이 별도로 존재한다. 생활관은 165㎡로 주방과 거실, 교무실, 창고 등으로 나눠있다. 신축한 법당채는 2층으로 311㎡이다. 1층은 사무실과 숙소, 소법당, 게스트룸. 2층은 법당이다. 대지 매입 및 보수와 신축공사로 한화 약 7억 원이 소요됐다.

남궁 교령은 산티아고 구도심에 자리한 교당에 대해 "이곳은 본토인들이 주로 사는 곳이다. 평균 40~50년을 살고 있는 주민들이라 이웃집 사정도 다 알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을 쉽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 지역으로 구청이 이사를 왔다. 또 큰 백화점이 들어오고 있어 발전의 기대도 높다.

봉불식에서 좌산상사는 "한국과 칠레는 남미에서 첫 번째로 FTA를 체결한 우호 국가이다. 이런 나라에 와서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며 "기쁜 마음에 여러분들을 위해 믿음에 대한 법문을 선물로 가져왔다"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좌산상사는 "믿음은 결심을 낳고 결심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결과를 낳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자기 것이 된다"며 "믿음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믿음이 잘못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불행이라는 것을 원초적으로 갖게 되는데 이는 믿음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고 법문했다. 좌산상사는 믿음에 대한 법문을 스페인어 도표로 미리 준비해 봉불식에 참석한 현지인들에게 폭넓은 법문이해를 도왔다.

칠레 한인천주교회 도밍고 신부는 축사를 통해 "잘 오셨다. 그동안 교당이 마련되기까지 교무님과 교도들의 노력과 땀을 잊을 수가 없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모든 것을 묵묵히 감수하며 모범과 실천으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 큰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했다.

6일 봉불식에서 종법사 치사에 이어 공로자 표창이 이어졌다. 종법사 표창에 산티아고교당 교도일동, 종법사 표창패는 화곡교당 유현진·이윤성 교도 부부, 감사패는 기원근 ARGEO CHIL 대표에게 시상했다.

이윤성 교도는 "여기 오기 전까지도 표창패를 받는 줄 몰랐다"며 "꾸준하게 교령님이 하시는 일을 도와준 일 밖에 한 것이 없다. 정말 면목이 없다"고 겸손한 마음을 전했다. 남궁 교령은 "이 부부는 입교해서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일관된 신심을 보여주고 있다. 은자녀를 키우는 등 소리 없는 가운데 교단사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 산티아고교당 교도들과 교무님이 봉불식에 참석해준 재가 출가교도들을 환영하며 합창으로 답례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 봉불식에 참석한 교무들은 축가를 통해 교무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봉불식 후에는 재가 출가교도들이 모두 모여 화동의 잔치를 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봉불식에서 산티아고교당 교도들은 첫 인사로 합창을 열창하며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윤도현·윤도진 교도 부부는 교당이 봉불하기까지의 소감도 밝혔다.

유린교당 고진양 교무는 "칠레나 브라질에서 교화하는 교무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봉불식에서 교무들이 모두 법복을 착용했는데 법복의 위력이 대단함을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주 원심원 김연규 교무는 "희망을 보았다. 우리의 교법은 미래시대의 법이다. 노력한 만큼 각 나라에 교화발전을 하겠다는 믿음을 갖는다"며 "먼길 달려와 봉불식에 참석한 보람이 크다. 스승님들의 뜻을 받아 실현해준 남궁선봉 교령과 교무들이 얼마나 장한지 마음에 기쁨이 가득한 일정이었다"고 봉불식 참석과 여행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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