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국 원무/광주전남교구 여수교당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던 몇 가지 일이 있다. 그 중 신앙생활에 특별한 계기가 된 두 가지 사건이 있다. 하나는 가족과 떨어져 18개월을 지냈던 섬 근무이고 또 하나는 원무를 지원한 것이다.

공직생활 21년 만에 처음으로 가본 남면 금오도. 새벽 6시면 검바위에 올라 남해바다의 일출을 보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하는 기쁨을 맛보며 활력을 얻었다. 섬 근무를 마친 원기91년 1월 신년하례 때 감상담을 했다. 당시 나는 "원불교인의 창이 되겠습니다"는 신앙 다짐을 한 뒤 원무를 지원했고 내 신앙생활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은 심계(心戒)가 생겼다. 일상수행의 요법부터 시작했다. 출근하는 차 안에서 외우고 실천을 다짐했다. 1월과 8월 원무훈련은 스승님과 동지들로부터 뜨거운 훈증의 시간이 됐다. 종법사님과 여러 스승님의 말씀 받들며 나를 점검하고 선배 원무들의 열정적인 교당 생활과 마음공부로 주변을 변화시키는 활동사례들은 나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분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많은 부분이 부족했다. 급한 성격 때문에 목소리가 커지고 버럭 화내는 일도 많아 본의 아니게 오해도 많이 받았다. 매번 손해 보고 마음에 상처가 됐다. 그래서 정했던 표준이 '아무리 어려운 일을 당할지라도 화를 내지 말며, 남의 마음 상하는 일 하지 말고, 대중이 귀히 여기는 곳과 더러운 곳을 깨끗이 소재하라'이다. 내게 딱 맞는 법문이라 생각되어 사무실과 집 등 곳곳에 붙여 놓고 나를 다스렸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형성된 습관은 무서웠다. 모르는 사이에 버럭 하게 되고 성급해지며 목소리가 커진 나를 보았다. 내가 알아차렸을 때는 후회막급이었다.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참회문으로 나를 돌려 세웠다. 그리고 상시일기 유념조항으로 적어놓고 범한 번수를 점검했다.

이제 7년이 지나며 버럭은 거의 고쳐지고 있다. 요사이는 '화내지 않는 것과 낮은 목소리로 정성껏 불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일과로 증득하라'하신 법문 실천에 노력하고 있다. 아침심고 후 1시간 동안 들길과 산길을 걸으며 독경으로 하루를 준비한다.

영주―성주―일원상서원문―천도법문―반야심경―참회문―참회게―청정주 순이다. 맑은 아침 기운과 함께 독경하며 걷다보면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낀다. 그 기운으로 하루를 열심히 살고 저녁 잠자리에서 천도법문을 외운다. 차분해지고 편안하며 넉넉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