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환경연대 캔들나이트
서울유스호스텔 옥상 테라스

▲ 캔들나이트에 함께한 참가자들이 촛불을 켜고 마음으로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가을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촛불이 켜졌다. 전구 대신 촛불을 켜고 마음으로 만나는 시간, 원불교환경연대 캔들나이트가 10월24일 서울유스호스텔 옥상 테라스에서 펼쳐졌다.

이 특별한 자리에는 기독교환경연대 양재성 목사가 이야기꾼으로 생명과 평화에 대한 종교인들의 소명을 전했다.

남산의 가을밤 단호박밥과 나물반찬으로 식사를 하고 열린 캔들나이트는 종로교당 주무아행 교도의 기타와 노래연주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연주실력 못지 않은 입담으로 웃음과 감동을 준 그의 무대가 펼쳐지는 동안, 마이크와 앰프를 돌리는 전기자전거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캔들나이트는 환경에 유해한 파라핀 대신 식물성 왁스를 이용한 친환경 초를 사용해 행사 전반의 완성도를 높였다.

기독교환경연대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는 이야기에 앞서 "생명에 대한 종교서적을 보다가 원불교의 사은사상을 접했다"며 "천지만물의 네 가지 은혜를 갚으며 사는 것이 결국 제대로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환경운동을 하며 많은 이웃종교인들을 만나는데 유난히 깨끗하고 맑은 기운을 전해주시는 분들이 바로 교무님"이라며 원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강해윤 교무와의 인연을 되짚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온 대지에 감사하며, 일생동안 자연으로부터 꼭 필요한 만큼만 얻는 인디언들의 삶을 소개하며 "그들에게 자연은 개발의 대상이 아닌 나의 조상이자 생명"이라고 밝혔다. 필요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탐욕이 아닌 건강하고 소박한 삶이자 밥상을 추구해야 할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항아리 자체가 아니라 들어있는 내용물이 항아리의 이름을 결정한다"며 "육신보다 영혼을 잘 먹이고 길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일본의 모든 원전 지역을 돌아본 양 목사는 현지의 참담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후쿠시마는 정부와 언론의 통제 등으로 피해자들이 분노를 잃어버린 무기력한 모습이었다"며 "분노하는 법을 잊으면 변화를 불러올 수 없다"고 단호히 밝혔다.

그는 "밀양의 분노도 김준한 신부님의 목숨 건 투쟁이 바탕에 있었다"며 "분노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넓어져 자각하게 된다. 불합리한 농촌문제, 지속가능한 대안적인 삶에 대해 왜 이렇게 됐는지 생각하고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해 참가자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원불교환경연대는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원불교절전소 사업을 활발히 펼쳐오고 있으며 10월26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잎, 자연학교 2기를 시작했다. 11월7일 도심 한복판의 자립에너지마을 성대골과 노원구청 햇빛발전시설을 찾는 '서울햇빛마을투어'를 서울시와 서울교구 후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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