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교당을 다니며 공부한 교도가 한 질문입니다.

깨달은 사람들은 우리 범부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가? 깨닫고 나면 생각은 어떻고 행동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합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견성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성품의 본래 자리를 알아서 그와 같이 결함 없게 심신을 사용하여 원만한 부처를 이루려는 목적이 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아직 부족한 공부인의 짧은 생각으로는 부처님처럼 원만구족 지공무사하게 심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잘 모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게 됩니다.

소태산께서는 깨닫고 나서 무엇이 달라지셨고, 또 제일 먼저 하신 일이 무엇일까요?

교사를 보면, 대각을 하신 날 새벽, 문득 이 생각 저 생각이 마음에 나타나, 그동안 지내 온 바가 모두 고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며, 고생을 면하기로 하면 어떻게 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이며, 날이 밝으면 우선 머리도 빗고 손톱도 자르고 세수도 하리라는 생각이 일어나시어 날이 밝자 그것을 먼저 실천하시는 것으로 출정을 시작하십니다.

먼저 자신의 심신작용에 순서를 알아서 그대로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대각 이후의 삶이 시작되십니다.
그리고 우주의 이치(질서)와 인간의 현실을 살펴보아 시대와 생활에 맞는 법을 순서있게 제정하시고 순서있게 교화합니다.

스승님께서는 이를 한마디로 깨닫고 나면 질서를 찾게 된다고 했습니다. 우주의 질서, 인간세계의 질서, 내 심신작용의 순서를 알게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 이치와 순서를 아는 사람은 그 속에서 은혜를 발견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의 도리를 하며 살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 어둡고 불안한 것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질서를 찾게 되면 그 순서대로 실행하면 됩니다. 이미 지낸 일은 돌이켜 보면 잘 파악이 됩니다. 깨닫고 난 뒤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잠시 생각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 천천히 깊게 생각해 보세요.

내 마음이 어지러울 때 내 숙소나 책상의 상태는 어떤가? 내 심기가 불편할 때 주위 인연들과의 관계는 어떠해지는가? 내 마음이 맑아질 때, 내 마음이 밝아질 때, 내 마음이 훈훈해질 때 일이 어떻게 풀리었던가?

육근작용에 순서를 알게 되면 먼저 내 마음이 편안해지고, 주위는 훈훈해지며, 결국 나와 내 이웃 모두가 성공과 행복을 얻게 됩니다.

우주의 대소유무의 질서(이치)를 보아다가 인간의 시비이해의 일에 활용하시는 부처님들만큼은 몰라도, 인간의 도리를 밝혀주신 인생의 요도와 그 도리를 보아다가 우리의 심신작용에 순서를 밝혀주신 공부의 요도를 확실히 믿고 그대로 밟아 행하면 결국 부처님과 둘이 아닌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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