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법으로 농사 짓고 있어요"
천연 농약 만들어 사용
건물에 대한 매뉴얼 요청

▲ 소태산대종사 탄생가에 이엉 작업을 하고 있다.
영산성지에 가을이 찾아왔다. 나뭇잎은 이미 단풍이 들어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감나무에는 몇 개 달린 붉은 감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초가지붕을 이는 소태산대종사 탄생가를 찾았을 때는 오후 3시. 중앙총부 영산사무소 교무들과 교도 및 인근 마을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군남교당 김종석 교도는 "지붕을 이는 것은 30대부터 어른들을 따라다니며 배웠다. 지난해 영산성지를 방문해 보니 작업을 마친 영산원 지붕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해는 자진해서 영산원 지붕과 대종사탄생가 지붕을 이게 됐다"고 말했다.

영광교당 이성광 교도는 "해마다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지붕을 올렸으나 올해는 자체적으로 하는 관계로 정성을 더 기울였다"며 "용마루 작업은 지난해에 배워 익힌 관계로 올해는 직접 해 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총부 영산사무소에도 어려움이 있다. 지붕을 이는 기술적인 부분은 3∼4일이면 되지만 벼를 베고 말리고 엮어서 운반하는 작업은 영산성지에 근무하는 재가교도들과 교무들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붕을 이는 사람들도 노령화 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측면이 있다.

지붕 이는 작업을 한참 살펴본 후 영산성지 식당 근처 쉼터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영산성지 사무소의 역할인 성지 수호와 관리를 비롯 순례인 성지 안내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중 정관평 유기농법과 삼밭재 기도, 성래원에 대한 것도 관심사로 부각됐다.
▲ 수확된 논에는 천연 비료가 될 녹비작물이 자라고 있다.

정관평 유기농법

영산성지 정관평 유기농 농사는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정관평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런 유기농법은 자연과의 공생을 추구한다고 볼수 있다. 이로인해 해마다 전국에서 견학을 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진 교무는 "사람들이 많이 생산하려고 욕심을 부리니 벼에 병이 생긴다. 올해는 정관평 농토에 벼를 가장 적게 심고 넓게 심었더니 인근 지역과 달리 아무런 재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아울러 천연 농약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돼지감자, 상사화 뿌리, 백두옹의 자연 독초를 활용하고 있으며, 유황과 유채씨 오일을 섞어 병해충 방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관평 농토는 90%를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고 10%는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만큼 이러한 천연 농약은 필수적이다. 물론 광주전남교구 재가 출가교도들과 영광교구 교무들이 피사리 작업에 한몫하고 있어 농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구동명 부소장은 "유기농법은 생명과 환경을 우선시 하는 철학이 필요하다. 일반사람들은 수익을 우선하여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여기서는 전무출신들이 창립정신과 영육쌍전에 바탕해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 종교인 본연의 자세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수확이 끝난 정관평을 살펴보니 푸른 물결이 넘실댔다. 녹비작물인 헤어리비치가 자라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자연 비료를 이용하면 저산소운동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물들은 내년 봄철에 토양으로 환원되어 천연비료가 된다.

삼밭재 기도

영산성지 삼밭재는 지금 기도중이다. 100년 성업 삼밭재 대 정진기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기95년 2월28일 시작해서 원기100년까지 진행되는 기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기도를 하는 교도들도 대폭 늘었다.

구동명 부소장은 "삼밭재에 기도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기도 성취가 되는 곳이므로 아는 분들이 꾸준히 오고 있다"고 밝혔다. 삼밭재 기도에는 장정수 원로교무를 비롯 공주교당 손수오 교도, 영광지역 교당, 영산선학대 예비교무, 총부 영산사무소 직원 등이 참석하고 있다. 원기100년 성업을 위한 삼밭재 기원문을 봉독한 후 독경과 각자의 서원을 염원하고 있다.

왕정달 교무는 "기도 날짜는 연락을 주면 조정해 주고 있다"며 "100년 기념성업을 앞두고 삼밭재 기도에 대한 교단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의 향기가 있는 성래원의 역할

성래원은 중앙총부 영산사무소의 꽃이라 할수 있다. 영산성지를 방문하는 손님들이 꼭 들르는 곳이니 만큼 인기가 있다. 이곳에는 기념품 판매와 차를 보급하고 있다. 이중 영산성지에서 판매되는 차는 호평을 받고 있다.

김법전 덕무는 "계절에 맞게 녹차잎, 백연잎, 흰민들레 잎, 산뽕잎을 채취해 사랑으로 차를 덖는다"며 "너무 많이 채취하면 일거리이므로 하루 양만 채취한다. 이로인해 판매수량은 적지만 향과 맛은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녹차 잎은 4월 곡우 전후로 채취하고 향기가 좋은 여름과 가을 차잎은 시연용으로 사용한다. 백연잎은 7∼8월, 산뽕잎은 10∼11월, 흰민들레는 4∼9월에 채취한다. 그리고 성래원에서 만드는 특색있는 차로 한방전차가 있다. 생강, 계피등이 들어가는 한방전차는 감기 기운이 있거나 저녁 늦게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우려서 마시면 몸이 따뜻해 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성래원은 또한 차의 대중화를 위해 올해부터 성지 티클럽을 만들어 1학기 초급반인 2급다도 사범반 교육을 진행한데 이어 2학기 1급 다도 사범반을 운영하고 있다.
▲ 소태산대종사 탄생가에 이엉 작업을 하고 있다.

당면 과제와 방향

영산사무소의 과제는 대종사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는 건물들에 대한 장기적인 유지와 보수 및 관리다.

김형진 교무는 "보존구역 건물에 관한 교단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건물이 노후화 되어 손을 보려고 해도 사무소의 자체적으로 역량이 되지 않는다"며 "협의를 할 때 사무소의 실무자들이 참석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사무소의 교단적 위치를 명확히 하는 문제, 교무 용금 이외의 예산 책정 등을 절박하게 요청했다. 이들의 요청을 들으면서 교단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마음을 추스릴 요량으로 보은강 연꽃단지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맑은 물을 쳐다보니 교단 정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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