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된 아들과 오랜만에 목욕탕에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샤워정도는 하지만 가끔 대중목욕탕에 가서 씻는 것이 좋은 모양입니다. 전날 밤에 내일 아침 목욕탕 가려면 일찍 자야한다고 하니 칭얼대지도 않고 시간되어서 잘 자더니 새벽에 깨우지도 않았는데 목욕탕에 가려고 스스로 잘 일어납니다. 차를 타고 목욕탕 가는 도중에도 차 속에서 기분이 좋은지 노래를 부릅니다.

'넌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세요. 그럼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지요. 짜증나고 힘든일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꿈이 크고 고운 마음이 자라는 따뜻한 말 넌 할 수 있어 큰 꿈이 열리는 나무가 될래요. 더 없이 소중한 꿈을 이룰거에요.'

목욕탕에 가서 옷도 척척 혼자서 잘 벗고, 양치도 스스로 잘 합니다. 온탕, 냉탕, 사우나실을 오가며 재밌게 놀다가 적당히 때가 불은 것 같아 때를 벗겨주려 하니 '혼자서 할 수 있다'며 싫어합니다. 스스로 하다가 등을 직접 하기 어려우니 저에게 제안을 합니다. 서로 등을 밀어주자는 것입니다. 그때서야 제가 등도 밀어주면서 순식간에 아들의 몸 전체를 다 밀어주었습니다. 개운하게 목욕을 마치고 나와 아들과 바나나 우유 하나씩 먹으며 따뜻한 행복을 느껴보았습니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를 갚는 가장 중요한 실천덕목으로 먼저 자력양성을 알려주셨습니다.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대로를 인정하고 감사하되,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자력을 키우고, 의무와 책임을 다하여 인간의 도리를 하며 살라고 하십니다.

자력 없던 아이가 하나하나 스스로 힘을 키워가며 그 속에서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을 느끼듯이 자력양성은 모두가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과목입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나는 얼마나 정신의 자주력을 갖추었는가? 나는 얼마나 육신의 자활력을 갖추었는가? 나는 얼마나 경제의 자립력을 갖추었는가?

의뢰생활은 당장은 편하나 결과적으로는 괴로움을 낳고, 자력생활은 당장은 힘들 수 있으나, 분명 자유와 행복을 얻게 됩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의뢰심은 나의 참 보배를 사장시킨다고 주의를 주십니다. 또한 나의 마음을 먼저 통일한 후에 남의 마음을 통일시킬 수 있고 나의 마음을 먼저 밝힌 후에 남의 마음을 밝힐 수 있고 나의 마음을 정화한 후에 남의 마음을 밝힐 수 있다며 자력양성의 본의를 알려주셨습니다.

자력양성은 스스로 다 갖고 있는 참 보배를 믿고 발견하여, 나를 키우고, 자녀를 키우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드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적극적이고 사실적인 실천강령입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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