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동지 소중함 다시 느껴

▲ 원기58년 군 복무를 마치고 법동지들과 함께청주교당에서 대산종사를 모시고 기념촬영을 했다.
▲ 조원오 교무/충북교구장
내가 이 곳 청주교당에 부임 한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간다. 요즘 세월이 덧없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청주교당과 대산종사, 그리고 나는 40년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내가 학군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총부에 돌아왔을 때 어른들은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우리 동기생들은 남학생이 10명인데 그 중 김장원, 김학인, 이준일 교무를 제외하고 7명 전원이 학군장교 교육을 받아 장교로 임관하여 원기58년 6월30일에 군 복무를 마쳤다.

당시 육영부장 용타원 서대인종사와 육영과장 상타원 전종철종사는 우리를 위해 1개월 특별 연수를 해주셨다. 교육 내용은 행정업무 회계업무, 교리 공부 등이었는데 연수 마지막 7월15일 삼동원에 가서 대산종사를 찾아뵈었다.

그 이튿날 대산종사께서 나들이 준비를 하시면서 "너희들도 같이 가자"고 하셔서 따라온 곳이 청주교당이었다. 당시 청주교당은 설립된 지 3년, 향타원 박은국 종사가 근무하셨고 법당은 일본식 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교도들의 환영을 받고 점심공양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이 있었는데 원기58년 7월16일, 그 때 찍은 사진 한 장이 40년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군 복무를 마치고 젊은 패기가 넘치던 내가 그로부터 40년, 원기98년 11월, 충북교구장 겸 청주교당 교감을 명 받아 이곳에 부임하게 된 것이다.

대산종사를 모시고 청주에 다녀간 지 40년되는 해에 청주교당 교화의 책임을 맡아 부임하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치 기러기들이 대장 기러기가 인도하는대로 이곳 저곳으로 자리를 옮기듯 우리 법동지들은 스승님을 모시고 이 회상 저 회상으로 옮겨다니는 게 아닌가 싶다. 새삼 스승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고 법동지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 후 교단의 인사에 따라 원기80년 11월, 원불교 신문사 사장으로 부임하여 6년간 근무하는 동안 대산종사의 열반을 맞이하게 됐다.

33년간 주법으로 계시던 스승님의 열반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 것인지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컬러로 신문을 특별 제작하라는 좌산종법사의 하명을 받아 컬러 화보를 곁들인 8면짜리 신문을 제작했다.

당시 신문 사설은 몇 번을 고쳐 써가며 최선을 다했고, 제목은 '대산종사 사공(沙工)되어 떠나시다'로 했다.
스승님께서 우리곁을 떠나셨으나 우리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대산종사의 따뜻한 미소와 포근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우리는 오늘도 행복하다.

그랬다. 마음만 먹으면, 조금만 부지런하면 언제 어디서나 큰 스승님을 가까이서 뵈올 수 있었으니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시절을 보냈음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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