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교구

▲ 강진교당 신정원 교도
제가 원불교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동생 신영윤 도무의 권유로 1년에 한 두 차례 녹동교당에 나갔습니다. 원기90년 아버지의 열반으로 고흥교당에서 49재를 모셨는데 당시 초재에서 종재까지 참석하면서 원불교와 친숙해지고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사업상 강진에 자리 잡았지만 타지인지라 제 스스로 교당에 찾아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원기91년에 동생의 부탁으로 조인수 교무께서 손수 저희 집에 순교를 오셔서 입교를 했습니다.

입교 후 교전을 한번 정독하고 원불교가 무엇인가 공부하고 있을 때 처음으로 교화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강진읍에서 인어수산질병관리원을 운영하던 사업자가 영업차 저희 양만장을 방문하였습니다. 당시는 외지에 주거래처가 있는지라 그냥 돌려보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지역 사람들도 알아두면 좋을 듯하여 한번 방문하라고 연락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숙소에 걸려있던 일원상을 보더니 "저기 걸린 동그란 것이 무엇입니까? 원불교란 무슨 종교냐?" 하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때 저는 "이 친구를 교화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고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은 우리교당 천지단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다시 방문 해달라고 하여 인연을 맺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만약 그 생각을 못했다면 오늘날 꼬리에 꼬리를 문 큰 법연이 이루어졌겠는가? 스스로 반문해봅니다.

다음은 재가교도로서 제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생활 속 교화와 교리공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화합하고 단결하도록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교화는 내가 직접 당처에 하기도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교도들이 잘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강진교당은 여타 교당과는 달리 젊은 교도들이 많습니다. 저는 부회장으로서 정기적인 법회나 단회 외에 수시로 모임을 주선하여 원불교의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과 의견 수렴을 합니다. 그런 와중에 화합과 단결이 이루어집니다.

둘째, 가족교화입니다. 타인의 교화도 중요하지만 가족교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3남 3녀를 두셨는데, 어머님은 10여년 넘게 고흥교당을 다니고 계시고 3남의 내외 모두 교당을 열심히 다닙니다. 4년 전 부터는 선친들의 제사도 교당에서 모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려운 것이 감성이 풍부한 자녀들의 교화입니다. 교당의 출석과 생활은 신정절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정절이면 저희 부부와 세 자녀들은 꼭 법회에 참석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더 큰 욕심이 있습니다. 자녀들이 객지에 생활하더라도 일요일 법회만큼은 가까운 교당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빠! 강요하지 마세요" 하는 말을 듣고 서로 서먹 거려집니다. 아내는 이를 지켜보면서 "여보! 역효과가 나니까 서두르지 맙시다" 위로합니다. 그래! 너무 강요하지 말고 서두르지도 말고 내가 먼저 실천하여 아빠로서 모범을 보이고 원불교의 공부를 통해 성불한다면 자연히 자식들도 따라 오겠지 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더 없이 안정됩니다.

큰 애가 북경 유학시절 시키지도 않았는데 신정절에 물어물어 북경교당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학교와 교당이 너무 멀어 정기적인 법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견스럽습니다. 막내아들은 올해 원광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 가족 모두가 진정한 일원가족이 될 것으로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셋째, 배움의 끈을 놓지 말자입니다. 저는 나름대로의 공부관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마음을 챙기고 그것을 실천하는 공부가 첫째요, 원불교 공부는 어려워 교무님들이나 하지 나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가 실행할 수 있는 부분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둘이며, 유무념 공부로 습관을 붙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셋이요, 이소성대 정신으로 영육쌍전 시키는 것이 네번째라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법문사경에 푹 빠져있답니다. 평소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아서 동네방네 회원 가입도 교도의 힘을 빌려야 했고 좌판도 키보드를 익히지 못해 완전 독수리 타법으로 1년여 만에 드디어 1경을 마쳤을 때의 그 기쁨이란 '그래 이것이 이소성대'라며 마음속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두 번째 사경을 마치니 법문이 드문드문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세 번째 사경부터는 다음 법문은 무슨 말씀일까? 궁금해지고 기다려집니다. 저는 이렇듯 법문사경을 매일 하면서 더욱 더 공부심이 생겼고 마음을 챙길 수 있었으며, 제 나름대로 공부법을 찾게 되었답니다. 열 번의 법문사경을 꼭 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법연으로 맺어진 교도 여러분! 우리 모두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듣고, 바르게 느끼며, 바르게 실천하면서 가족교화, 동네교화, 지역교화, 세계교화를 위해 다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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