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향기 총총법문

안녕? 난 총총법문 문지기, 총총이야~ 킁킁이가 갑자기 이사를 하게 돼서 짬짬이 집을 보러 다니나본데 어제 퇴근 후엔 함께 좀 가 달라고 하더라구. 금액도 맞고 위치도 좋아서 빨리 봐야 한다고 말이지.

그런데 부동산 아저씨와 함께 그 집을 찾았을 때 우린 조금 당황스러웠어. 분명히 지하철에서 5분이라고 했는데 걸리버가 뛰지 않고선 5분 안엔 무리였어.

이 정도면 다 역세권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그래 일단 보자 하는 마음에 집주위를 살피는데, 그래도 옆에 제법 큰 슈퍼마켓도 있고 세탁소도 있고.주변환경은 별 5개~집안으로 들어서자 남향에 방크기도 괜찮고.

부동산 아저씨의 극찬은 배경음악처럼 계속 흐르고 있었지만 난 나만의 방법으로 꼼꼼히 집안 이곳 저곳을 체크했지. 그런데 주부의 공간 부엌이 씽크대가 너무 작아, 수납공간도 부족해서 공간 활용에 문제가 있겠는데? 그래도 이정도면 전체적으로 나쁜 편은 아니다 싶었어.

일단 집을 보고 나와 킁킁이와 대책회의에 들어갔지.

킁킁이도 갈등 중~ "하 금액은 딱인데 지하철에서 너무 멀어 방이랑 거실 욕실은 괜찮은데 부엌이 좀. 신발장도 작고, 근데 집주변에 파출소도 있어서 맘에 들구, 킁"

카페에 앉아 30분은 이 말만 반복하는 킁킁이를 보자 슬슬 머리에 쥐가 났어. 모든 집들이 지하철과 가까울 순 없는 것이고. 수납장은 더 들이면 되잖아. 무엇보다 금액이 맞구, 방향도 좋구, 근처 환경도 괜찮구.좋은 게 더 많구만!

원불교 말씀에도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 가는 데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끼라 했는데 말이야~조건이 더 별로인 집을 보고 와~야! 킁킁이 생각이 바뀌겠다 싶은 총총이는 그럼, 이만 총총~

오늘 '총총법문'은 "세상만사가 다 뜻대로 만족하기를 구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천만 년의 영화를 누리려는 사람같이 어리석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 가는 데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끼며 또한 십분이 다 뜻에 맞을지라도 그 만족한 일을 혼자 차지하지 아니하고 세상과 같이 나누어 즐기므로, 그로 인하여 재앙을 당하지 않을뿐더러 복이 항상 무궁하나니라."

〈대종경〉 인도품 29장 말씀입니다. 열이면 열가지 다 만족스럽기란 쉽지 않잖아요. 좀 불편한 건 보완해 가면서 살면 되구요. 좋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그리고 좋은 것이 있다면 혼자만 누리지 않고 나누는 마음. 오늘의 마음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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