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국 원무 / 광주전남교구 여수교당
월간 〈원광〉과 함께 전해지는 마음의 편지는 서로 친밀감을 높여줬다. 종교적인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주위 인연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우선은 교화라는 특정 목적보다 신앙생활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원불교를 이해하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은 5년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내부 전자통신망에 글을 올려서 서로 관심을 갖게 되는 일에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했다. 내가 먼저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야 만이 글의 힘이 생기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를 공부시키는 인연들은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 집과 사무실을 비롯해 곳곳에서 만나는 인연들. 그 인연들은 말과 행동으로 나타내 보이지 않지만 다 듣고, 다 보고, 다 판단하고 있었다. '아! 이래서 처처불상이니 사사불공 하라 하셨구나' 일기를 기재하면서 또는 순간을 돌아볼 때 마다 무릎을 쳤다. '화 안내기'를 또 유념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들 때가 많았다. 만약 그 순간에 상대심으로 그 인연을 대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과품 5장에서 '내가 갚을 차례에 참아 버려야 그 업이 쉬어진다'는 법문을 기준 삼아 그냥 바보가 됐다.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물거품 되기는 정말 쉬운 일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게 불공한다는 생각으로 실천에 옮기고자 했다.

원무 사령이후 8년 동안 나를 변화시키고 주변을 변화시켜 교화대불공에 이르고자 노력 했다. 주변에서 서서히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의 효과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부족함과 과제가 더 많음을 안다. 그 부족함을 채워나가기 위한 기도와 유념조항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 당할지라도 화를 내지 말고, 서둘지 말며, 차분하게, 낮은 목소리로, 정성을 다해 불공하기'를 정해서 실천하고 있다. 나의 신앙 길 바로 잡아서 완전한 인격에 도달하고자 하는 서원이다.

요사이 교당 활동에서 한 가지가 늘었다. 일요법회 설교 내용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일이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활용해서 교무님 설교 내용을 녹음하고 현장에서 타이핑하여 나중에 상호 대조해 정리한다. 정리된 내용을 교도님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교당 홈피에도 올린다. '법회 다시 보기'인 셈이다. 이 활동은 교도님들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회 사회, 성가지도, 의식진행 보조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교당의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음도 보람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나에게 원무 되기를 추천해 주시고 우리 집안의 스승 되어 주신 최세종 교무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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