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교화 방향 토론
원불교 평화통일포럼 주관

▲ 토론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윤법달 연구원이 발제를 하고 있다.
원불교 100년을 앞둔 지금, 요원한 한반도 평화와 북한교화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 평양교구가 22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마련한 토론회에는 북한과 관련한 전문가들이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다. 이 자리는 정전 60주년이자 평양교구 설립 19주년을 맞아 원불교 평화통일포럼 주관으로 열렸다.

토론회는 이봉조 전 통일연구원원장의 기조강연과 윤법달 평화통일포럼 수석연구원의 발제, 토론으로 이어졌다. 15대 통일부 차관을 지내기도 한 이봉조 전 통일연구원 원장은 "우리 민족이 스스로 나라를 통치하지 못한 것은 1910년부터라고 봐야 한다"며 "이 시기에 태동한 원불교는 기본적으로 계몽적, 민족적, 혁신적 성격을 띈다"고 밝힌 후 향후 역할에 대한 기대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화해를 위한 방안으로 ▷이산가족상봉, 금강산관광 등의 사업 재개 ▷비당국간의 사안에 대한 적극적 검토 ▷남북 주민들의 화해를 들었다.

그는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있어 단계적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고 수동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들어 비판했으며, 북한이 경제난국을 타개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만큼 향후 화해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체제에 대해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미대화를 재개하며,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해 북한과 함께 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남한의 참여를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윤법달 연구원은 남북의 종교교류 역사와 함께 북한교화에 대한 전망을 강연했다. 그는 인도적 대북지원을 통한 남북화해의 가능성을 밝히며 원불교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종교계의 향후 과제로 ▷각 종교 단체의 통일, 선교, 포교 관련 내용을 정리해 공유하고 방향성에 합의 ▷적극적, 체계적,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으로 통일의 주요 역할자 ▷통일 이후 사회 통합을 위한 종교계의 방향과 정책을 준비에 대해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여의도연구원 정낙근 정책실장은 "연구·정책 분야에서도 열기 어려운 이런 토론회를 원불교평양교구에서 연다는 것에 감탄했다"며 "북한교화를 주제로 한 자리에서는 북한 전문가들 뿐 아니라 교화 전문가들을 모셔서 실질적인 방안을 만들어보자"고 제의했다. 북한과의 특수한 상황도 있지만, 하나의 독립된 객체로서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홍상영 사무국장은 "원불교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의 초기부터 참여, 남북 교류협력에 큰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대선 평양교구장은 "평양교구 19년 동안 이렇게 학술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는 많지 않았다"며 "교단 100년 안팎으로 남북관계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에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원불교평화통일포럼의 대표인 한겨레중고등학교 곽진영 교장은 "7월부터 포럼을 발족해 매월 공부모임을 해오고 있다"며 "향후 이웃종단과의 소통을 통해 종교교류가 통일을 향한 큰 의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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