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과 영성일기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박미경 교수

일기를 통한 마음공부가 교단의 전유물처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웃종교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성계발, 마음공부 프로그램의 현황과 과제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연세대학교 박미경 교수는 '개신교 영성훈련의 현재와 미래, 금식과 영성일기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영성일기가 현재 감리교단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영성훈련이란 우리의 인격과 전 존재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 수 있도록 결단하고,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교제를 통해 사랑으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며, 정신과 신체를 기독교 가치에 부합하도록 연마하는 활동"이라고 말한 뒤 "결국 영성훈련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한 수단이다. 훈련의 용어는 명령과 자발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설명된다. 명령으로서의 훈련은 권위자가 자신에게 속한 자에게 부여하는 것을 말하고, 다른 하나는 한 개인이 자기의 유익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한 행동체계를 오랫동안 반복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전통의 영성훈련은 무념적(apophatic) 형태와 유념적(kataphatic) 형태로 나뉜다고 주장했다. 무념적 영성훈련은 영적 삶을 추구하는 자들이 자아를 비움(self-emptying)으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특징을 지닌 방법이고, 유념적 영성훈련은 하나님의 활동을 이성과 감성을 이용해 상상력을 통해 그려보는(imaginery) 적극적인 방법으로 이미지, 상징, 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그는 "포스터(Foster)는 내면, 외면과 공동훈련으로 구분해 12가지의 영성훈련을 제시했다"며 "내면의 훈련으로는 묵상·기도·금식·공부훈련이고, 외면의 훈련은 단순화·고독·순종·섬김, 공동훈련은 고백·예배·인도·경축훈련을 말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기독교에서 금식은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마음 가지기(예수 그리스도로 마음 채우기)로 정의했다. 금식의 예로 프랭클린과 톰슨을 들었다.

그는 "프랭클린은 금식을 행하는 데 대부분 기도와 짝을 이루어 행해진다"며 "프랭클린은 영의 양식인 말씀과 찬송, 조급해하지 않는 인내와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사랑으로 금식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또 톰슨(Thompson)은 금식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식일지를 기록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톰슨은 영적인 목적으로 금식을 한다면 육체적인 태도보다는 우리의 마음상태가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는데 일지는 금식이 갖고 있는 영적 목적을 항상 기억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톰슨의 금식일지는 몇 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나는 배고픈 고통에 어떻게 대처했는가?', '육체적인 굶주림이나 빈곤감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공포, 분노, 지루함, 무력감?', '나는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마음 속으로 후련함이나 해방감, 혹은 자유를 느낄 수 있었는가?', '이전과 달리 좀 더 새로운 방식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할 수 있었는가?', '나의 태도를 통해서 볼 때 하나님은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계신가?' 등으로 금식일기의 질문이 제공됐다.

그는 "이런 금식일지가 내적인 역동을 더 자세히 또는 객관적으로 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내다보며 주목했다.

'영성일기'를 감리교단에서 파급력 있는 영성훈련 중 대표적이라고 말한 그는 "유기성 목사의 영성일기는 예수와 24시간 동행하는 삶을 살 수 있음을 피력했다"며 "아날로그적 일기와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영성일기는 실행에 옮긴 지 6개월 만에 주님과 동행하는 삶의 눈을 뜨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영성일기'를 예수 그리스도와 부부로 살아가기(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기)로 정의했다. 유 목사는 영성일기를 권장하면서 11가지의 질문에 답해 쓸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4시간 예수와 동행하며 순종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유 목사의 영성일기는 생활일기와 차이가 있다. 자신의 내면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다. 또한 자신 육신의 성품이 얼마나 완고한가를 고백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자신 안에 임하신 예수을 바라보는 기록이 영성일기"라며 "예수 바라보기를 실패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영성일기 쓰기에 도전할 때 자신의 삶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영성일기 쓰기가 부담스런 사람들은 기도문 형태로, 둘째는 예수 바라보기를 %로, 셋째는 하루를 시작할 때 예수와 함께 일정을 세워보는 쪽으로 연마하고, 마지막으로 영성일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라고 덧붙였다.

제자훈련의 형태로 영성일기 쓰기 훈련을 마치는 마지막 모임에서는 간증문을 작성해 서로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영성일기는 구체적인 삶의 변화, 앞으로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위한 결단의 기록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제자훈련처럼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나누고, 헤어져 있는 시간에도 전자매체를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신앙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피력했다. 유 목사의 영성일기는 그리스도께 푯대를 꽂고 달려가는 과정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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