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에게 잡념은 최고의 적입니다. 물론, 좌선을 할 때 소리없이 찾아오는 수마도 강력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재잘거리는 이 잡념들이 일심을 방해해서 이에 대한 해결방법을 많이 궁금해 합니다.

평소에는 잡념이 많은 줄 몰랐다가 명상(좌선, 염불 등)만 하면 이 잡념이 들끓어서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잡념이 생기는 이유는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대산종사께서는 "너희들 공부하다가 사심잡념 난다고 걱정하지 마라. 산 사람이라야 산 마음이 나는 것이니 그것 걱정할 것 없다. 그 마음도 안 나면 부처이거나 목석이다. 번뇌가 보리니 둘 아닌 줄 알고 챙겨서 그 마음을 돌리고 또 돌릴 때에 부처가 된다"고 하시며 그 나는 마음을 탓하거나 걱정말고, 챙기는 그 마음을 계속 내는 것이 중요함을 말씀하십니다.

아직 집중력 훈련이 부족한 것이니, 더욱 열심히 일심집중하는 훈련을 하라고 대체로 조언합니다만, 더 근본적이고 빠른 해결법을 알려드립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공부인이 일 없을때나 일 있을때나 수양력 얻는 빠른 방법의 첫번째로 모든 일을 작용할 때에 나의 정신을 시끄럽게 하고 정신을 빼앗아 갈 일을 짓지 말며 또는 그와 같은 경계를 멀리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들은 스스로 잡념의 꺼리를 만들어 놓고 스스로 괴로워 한다는 것입니다.
드라마, 대중가요, 게임, 스포츠, 연예기사 등 평소에 끊임없이 우리 마음을 요란하게 하는 경계속에 살면서 그 내용들이 잡념으로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건 욕심입니다.

평소 욕심경계 속에 살다가 명상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을 비춰보게 되고, 바깥이 아닌 내 안의 내 마음을 바라보게 되니 몰랐던 나의 번뇌망상을 비로소 알아차리게 되는 것입니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 속에서는 속도를 못 느끼다가 갑자기 멈출 때 관성의 법칙을 느끼는 것처럼 명상 곧 집중력 수행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누군가와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스스로 생각해도 옳지 않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면서 내 마음이 편안하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평소에 내가 자주 끌리는 것은 무엇인가? 그 끌리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 꼭 해야 할 일에 끌리는가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끌리는가?

대산종사께서는 육근이 일 없을 때에는 그 잡념만 제거하고, 일 있을 때에는 그 불의만 제거하라고 하십니다. 일심을 챙기고, 정의를 양성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그저 아닌 마음, 아닌 행동만 제거하는 것으로 표준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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