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대 안상윤 교수
중국 조선족 중심으로

글로벌 시대의 영향으로 어느 민족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초국가주의와 다문화사회의 양상을 띠지만 민족이나 민족국가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가 발전할수록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듯이 국가가 발전할수록 민족의 뿌리를 그리워하게 되고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과 문화 활동은 더욱 강조되고 확대된다.

원광대에서 열린 '다문화와 디아스포라, 통일과 평화 그리고 인류사회-인문학과 사회과학의 소통' 학술대회에서 호남대 안상윤 교수는 "과계민족(跨界民族)으로서 중국 조선족을 국가와 민족이라는 요소가 서로 충돌하거나 대립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이를 서로 보완하고 양립하는 관계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족은 신중국의 성립과 더불어 중국 공민으로 편입돼 국가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반면 과계민족으로서 한국의 정치, 경제, 외교, 문화적인 면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민족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국가통일을 위한 국가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한편으로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한국과 민족적인 측면에서 민족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한 후 "한국과의 교류증대는 조선족들의 이중 정체성, 즉 중국공민인 동시에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현실을 더욱 뚜렷이 부각시키고 있다. 결국 조선족들은 개혁, 개방에 따른 중국화의 요구와 한국과의 접촉 증대에 따른 새로운 기회와 갈등 속에서 생존과 발전이라는 과제에 놓여있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국제관계에 있어 다방면에서 걸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계민족의 특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계민족으로서 조선족은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소수민족정책 상에서의 국가의 정체성과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상에서의 민족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대에 함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족적 감상주의나

국가적 실리주의의 양 극단 벗어나

국가와 민족 합집합의 에너지로 통합

원대한 전략, 재외동포정책안 마련


특히 글로벌시대는 다민족과 다문화 사회를 수용하고 선진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와 민족의 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폭넓게 위치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과계민족이란 역사적으로 형성된 원생형태민족과 동일민족의 사람들이 두 개 혹은 두 개 이상의 이웃국가에 거주하거나 민족전통의 집거지는 국경에 의해 갈라졌지만 인접해 있는 것을 말한다. 그는 과계민족의 정의를 토대로 조선족의 이주역사와 이중 정체성, 과계민족의 특성 등을 분석했다. 이후 글로벌시대 조선족의 위상을 한국과 중국 정책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에서의 위상에서 그는 "중국은 공식적으로 인정된 55개의 소수민족과 한족을 포함해 전체 56개 민족이 '통일적 다민족 중화민족공화국'을 이루고 있다"며 "중국 동북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200만명 규모의 조선족도 이런 '중화민족다원일체'를 강조한 민족대단결을 통한 민족공동번영 정치사상을 교육받고 있다. 조선족 사회와 남북한간의 교류에 있어 외자유치나 기업설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조선족을 상대로 하는 한민족 의식을 유발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에서 조선족의 위상에 대해 그는 "조선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재외동포정책을 통하여 그들을 국내정책과 대외정책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재외동포들을 사회내부에 어떻게 통합하여 나아갈 것인가와 이들 집단들을 국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외교문제에도 대처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한 후 "한국의 장기적인 재외동포정책의 한 축으로 민족적 감상주의나 국가적 실리주의의 양 극단을 벗어나 국가와 민족을 합집합의 에너지로 통합시키는 원대한 전략이 재외동포정책안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전환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외동포는 단순히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대상이 아니다. 재외동포 후세대들의 교육 수준도 높아지고, 현지 사회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국력의 연장선, 통일 후 한반도를 생각할 때 국가발전의 첨병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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