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시작하며 5박 6일간 삼동원 정기훈련을 하였습니다. 시간도 길고 프로그램에 몰입해야 하는 만큼 평소보다는 훨씬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훈련을 마치고 가만히 앉아서 제 몸 상태를 체크해보니 체력적인 소모도 상당했지만, 그보다 당장에 귀찮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혀 끝에 혓바늘이 생겨있는 것입니다. 피로, 스트레스 등도 원인이 있지만 훈련 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서 평소에 안 먹던 간식류를 많이 먹었더니 그 인과를 바로 받습니다.
당분간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고, 간식도 먹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그런데 다짐도 잠시뿐, 저녁에 읽어야 할 책이 있어 한참 읽다보니 목이 마릅니다. 냉장고에 쥬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먹고 싶다는 끌림에 따라 냉장고로 가려고 몸을 일으키다가 저의 욕구를 알아차립니다. 잠시 하고 싶은데 끌리는 마음을 멈추고 바라 봅니다.
나도 모르게 훈련 때 간식으로 먹던 쥬스에 탐착이 붙어있음을 확인합니다. 그 마음을 툭 내려 놓아봅니다. 다시 빈 마음으로 몸을 바라보고 천천히 생각해 봅니다. 적당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나, 찬물보다는 따뜻한 물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정수기로 가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적당히 섞어 적당히 따뜻한 물로 만들어 천천히 음미하며 마셔봅니다. 담담한 물 맛, 천천히 물을 씹으며 입안 전체에 물이 적셔지도록 합니다.
혀로 입천장과 이 사이사이를 움직이며 물을 공급합니다. 어느새 물 맛과 침샘에서 나오는 감로수가 하나되어 담백하면서 개운하고, 맛이 없는 듯 약간 달달한 맛이 느껴집니다. 혀끝의 자극도 없고, 어느덧 마음은 편안해집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공부인이 일 없을 때나 일 있을 때나 수양력 얻는 빠른 방법의 두번째로 모든 사물을 접응할 때에 애착 탐착을 두지 말며 항상 담담한 맛을 길들이라고 하십니다.
대종사께서는 신문을 애독하던 제자를 경계하시며, "이러한 작은 일에 너를 경계하는 것은 너에게 정신이 끌리는 실상을 잡아 보이는 것이니, 너는 마땅히 그 하고 싶은 데에도 끌리지 말고, 하기 싫은 데에도 끌리지 말고, 항상 정당한 도리만 밟아 행하여 능히 천만 경계를 응용하는 사람은 될지언정 천만 경계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되지 말라. 그러하면 영원히 너의 참되고 떳떳한 본성을 여의지 아니하리라" 며 작은 일에서부터 애착, 탐착을 놓는 공부를 시키셨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오늘 하루 무엇에 끌려다니며 살았는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 무언가에 끌리는 내 욕구를 알아차리고 작은 애착, 탐착부터 차근차근 놓아보는 연습을 통해 결국 생사에도 끌리지 않는 수양력을 키워봅시다.
<삼동원>
정성권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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