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는 카쉐어링

20대 진주녀(진취적이고 주체적인 20대 여성, 예를 들어 석사까지 마치고 농부가 된 서지애씨)와 같이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공동체가 늘고 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길을 답습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가치나 철학을 위해 사는 삶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본 지에서는 매월 1회 요즘 세상에서 어떤 대안적 삶이 가능하고 또 추구되는지 살펴보고 체험을 통해 소개해 갈 계획이다.

꼭 써야할 때는 있지만 차를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당신, 이제는 카쉐어링에 주목하자.
'자동차 공유'로 비용 뿐 아니라 대기오염, 도시공간에까지 도움을 주는 카쉐어링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카쉐어링은 저렴한 비용와 사람을 거치지 않는 편리한 사용, 10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합리성 덕분에 과잉생산·과잉소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세상에 대안이 되고 있다.
▲ 스마트폰으로 가까운 위치의 공유카를 검색할 수 있다.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누구의 것도 아닌 차를 누구나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수 있다면? 단순한 이 질문에서 카쉐어링은 시작됐다. 카쉐어링의 이론적 기반은 '공유경제(Collaboration Consumption)'인데, 이 흔한 예가 '땅주인과 농부'다. 땅주인이 빈 땅을 농부에게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한편, 농부는 빌린 땅에 농사를 지어 신선한 채소를 얻게 된다. 농업국가였던 우리에게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 개념이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나눠쓰는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미래학자 제레미 레프킨은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네트워크 경제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인터넷과 SNS 등 통신기술이 완숙기에 이르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세계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며 이미 존재하는 재화를 나누어 쓰는 것에 대한 욕구가 높아졌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카쉐어링의 장점은 선명하다. 자가용 보유를 줄임으로서 교통난이나 고유가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레 대중교통 이용이나 대안 교통수단이 활성화된다. 수많은 차들이 내뿜는 매연을 줄여 청정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국가가 주차장 건설을 보조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작고 경제적인 도시 건설이 가능하다. 또한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과 발맞추어 활용을 유도할 수 있다.

카쉐어링은 언제 생겨났을까. 역사는 1999년 미국 매사추세스의 'Zipcar(집카)'로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개념과 합리성에 열광한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현재 북미에서만 65만이 넘는 회원들이 이용 중이며 2012년 나스닥에 상장되기까지 했다.

자동차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독일은 파급효과가 더 크다. 2006년 8만3천으로 출발한 이용자는 2012년 22만에 이르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6천대에 가까운 공유차량이 운행 중이며 향후 매년 20만명씩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중국 역시 카쉐어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칸디기술그룹은 시간당 3천원대로 전기차를 이용하게 하는데, 대도시가 마비될 정도의 대기오염과 교통난에의 해법으로 정재계 모두 적극 환영하고 있다. 4년내 정부와 중국 최대의 승용차 제작사와 손을 잡고 10만대의 차량을 내놓을 예정이며 상하이, 샹동, 하이난 등에 확장할 예정이다.

▲ 스마트폰으로 차를 찾고 문을 여닫으며 비상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카쉐어링 1대가 일반차량 15대 몫

한국은 특히 국토 면적에 비해 인구수와 차량수가 많은 나라다. 도로 이용률로 볼 때 카쉐어링 차량 1대가 일반차량 15대와 동일한 수준인데, 이는 15대의 자가용을 1대의 공유차량이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대안적인 삶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는 '협동조합' 붐과 함께 '카쉐어링'은 빠르게 우리의 삶에 확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과 함께 출발한 '그린카(www.greencar.co.kr)'는 제주도 렌트카의 대안으로 비롯된 '쏘카(www.socar.kr)'와 양대산맥으로 국내 카쉐어링을 이끌고 있다. 각각 20~30종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관공서 및 공용주차장에 마련되어있다. 무료가입 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예약 후 스마트키로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할인을 적용받으면 30분당 2천~1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연료비는 하차 시 자동결제된다.

카쉐어링의 선발대 격인 '한국카쉐어링소비자협동조합(www.wesharecar.net)은 가솔린차와 함께 전기차도 공유할 수 있다. 이용료는 시간 당 4천원으로 전기차는 충전소에서 무료로 충전받을 수 있다.

  카쉐어링 S사 K 렌터카
(인터넷계산)
기타
대여차종 레이(1000㏄ 경차
/가솔린)
모닝(1000㏄ 경차/
가솔린)
 
대여시간 평일 낮 6시간 평일 낮 6시간  
대여요금 25,680원 88,800원  
사고시 
고객부담 한도제도
무료 7,000원 30만원 기준
대여비 합계 25,680원 95,800원  

▲인터넷 자료에 의해 기자가 비교해 본 카쉐어링 견적. 차종에 따라 다양한 가격차이를 보였다.

기자가 체험해 본 카쉐어링 / 일상이 되어가고 있어

차없는 기자에게 차가 간절한 때는 짐이 있거나 한번에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하는 경우다. 평일 오후, 6시간동안 카쉐어링을 체험해 봤다.

대여에 앞서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대여료와 유류비, 고속도로 통행요금 등을 합산처리하기 때문에 카드 정보 입력은 필수다.

회원카드를 받아야 대여가 가능했지만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다운만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원하는 시간과 차량 대여 장소를 검색한 후 가까운 용산의 한 주민센터 지하주차장을 찾았다.

대여시간 5분 전, 대여료 25,680원이 카드에 청구됐다. 스마트폰의 스마트키는 문을 열고 닫기, 그리고 클랙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클랙슨 버튼을 누르니 차를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여타의 인증이나 절차없이, 내장형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았다.

공유차량에 타고 있으니 도로의 동족들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을 태운 엄마나 덩치있는 가구를 싣고 달리는 공유차들, 대형마트 근처에서는 뒷좌석 한가득 장을 보고 나오는 차도 만났다. 용산구만 해도 대여장소가 19곳에 이를 정도로 카쉐어링은 점점 일상이 되고 있다. 특히 많은 유경험자들이 요구하는 '마포역-천호역'같은 편도도 늘리고 있다.

주유는 어떻게 할까. 계산은 차량 내에 비치된 카드로 하지만, 실제 주행 킬로에 따라 주유비(킬로당 190원)가 부과된다. 총 주행거리 49킬로미터, 내릴 때 문자로 9,520원이 청구됐다.

단시간동안 급하게 차량이 필요할 때 저렴하게 이용하기 좋은 카쉐어링, 뚜벅이 기자로서는 종종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울살이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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