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도 재산기부운동과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1971년 숨을 거두며 회사 주식 등 전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 1991년 딸 유재라 여사도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 전재산을 유한재단에 기증했다.

1억원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유산기부자 모임인 '레거시클럽'도 사회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원불교 교단에도 자랑스런 일이 생겼다. 작년 6월에 열반한 신타원 김혜성(信陀圓 金慧性)종사가 유산 168억5천만원 전부를 교단에 희사한 것이다.

이번 희사는 신타원 종사의 자녀 6남매의 전원합의하에 이뤄졌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법명 도전)여사와 장남 홍석현(법명 석원) 중앙일보 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은 "어머니께서 살아계셨다면 이 돈을 어떻게 쓰셨을까. 원불교에 전부 기부하셨을 것이다"며 기쁘게 교단에 희사한 것이다.

신타원 종사의 희사금은 고인이 다녔던 서울교구 원남교당의 신축기금과 원불교 세계화사업에 쓰여질 것이다. 원불교는 참으로 자랑스런 교도를 두었다. 아직 대도정법을 알아보고 새부처님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를 주세성자로 받드는 사람이 많지않은 현실에서 이처럼 한국사회에서 영향력있는 가족이 원불교를 가정의 종교로 택하고 신앙과 수행생활에 모범을 보이다니 천군만마를 얻음과 같다 하겠다. 더욱이 100년미만의 교단 창업기라 국내외에 교화의 터전을 닦느라 한푼의 정재가 아쉬운 마당에 큰 돈을 희사한 신타원 종사야 말로 대종사 당대의 팔타원 황정신행 종사와 더불어 석가모니불 당대의 수달장자가 아닐 수 없다.

일찍이 정산 송규종사는 해방후 저술한 〈건국론〉에서 진화의 길을 밝히면서 상속 제한을 언급했다. "재산의 상속은 자녀의 생활 자본 정도에 그치고 나머지는 바로 공익 사업에 바치어, 부모 자녀가 한 가지 선업을 지으며 자력 생활로써 국가 사회의 발전과 모든 사람의 생활 실력을 얻게 할 것"이라고 말이다.

신타원 김혜성 종사의 자녀들은 이미 자력을 갖춘 사람들로서 어머니의 유산을 전액 원불교 교단에 희사해서 공익사업에 유용하게 쓰이도록한 모범적 사례를 남겼다. 재가 출가 전교도와 더불어 감사와 존경의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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