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조의 가르침 깨달아 실천하자

▲ 박도광 교무 / 원광대 교수
종교의 생명력은 그 구성원들이 교조의 근본정신을 얼마나 자각하고 성실하게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
역사적으로 고대의 4대문명을 포함하여 찬란했던 로마문명도 흥망성쇠의 길을 걸어왔다.

종교도 예외가 아니다. 올바른 삶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현하지 못하게 되면, 다수의 종교도 소수의 종교로 전락하거나 사라지게 된다.

특히 한국사회는 종교의 부침이 격동적으로 일어났다. 삼국시대와 고려왕조 시기는 불교가, 조선왕조 시기에는 유교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는 민족종교인 동학과 천도교가, 그리고 현재는 불교와 기독교가 주류종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종교가 사회에 어떻게 소금과 목탁의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종교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과 깨달음을 얼마나 스스로 체험하고 올바르게 전승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원불교의 발전이 가능하다.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걸고 새로운 인류문명사회, 참낙원의 세계를 이루고자 하였다. 이는 언어적 표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을 스스로 체험하고 전승하고 있는가?

소태산대종사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전승은 일원상(一圓相)진리의 신앙과 수행의 실천에 달려있다.

원불교는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하는 대상으로 삼고 수행의 표본으로 삼았다. 상징으로 보여준 형상의 일원상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으며, 진리의 도면이며, 부모의 사진과 같다고 하였다. 반면에 형상의 상징을 넘어선 일원상 그 자체는 법신불이며 모든 존재의 근원이다.

철저한 신앙과 수행을 통해 자신만의 열린 종교적 체험이 있어야 한다. 소태산 대종사께선 열반하기 2년 전 게송(偈頌)을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전하였다.

원만구족한 법신불을 신봉케 하고 전체불에게 보은불공 하기 위함이며, 법을 전하는 데에도 과거와 같이 친밀한 한 두 제자에게만 전하지 않고 재가·출가와 남자·여자를 구분하지 않고 널리 대중에게 전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였다. 깨달음의 사적 전승이 아니라 공적 전승이다.

일원상수행의 구체적 실천은 자신을 깊이 성찰하는 과정이다. 삼학(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을 병진하여 '무시선(無時禪) 무처선(無處禪)'으로 동정간(動靜間) 뗄 수 없는 공부법을 실천하는 길이다. 진리에 대한 화두(話頭)를 들고 마음 수행을 통해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경계가 공부의 길잡이가 되는 소중한 과정이다.

반면, 일원상신앙은 공경하는 마음을 놓지 않는 행위이다. 일원상신앙의 구체적 실천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는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이 실천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곳곳이 부처님이며 일마다 불공을 하는 행위가 곧 신앙의 행위가 된다. 소태산 대종사는 꿈에 한 이인(異人)을 만났던 일을 제자들에게 전하면서 "그대들은 누구를 대하거나 공경심을 놓지 말고…상불경(常不輕)의 정신으로 모든 경계를 처리하라"고 가르침을 주었다. 지위의 높낮이를 떠나 상대방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놓지 않는 자세로 오늘의 삶을 살고 있는지 깊이 성찰하라는 가르침이다.

교조의 가르침과 깨달음을 각자 각자가 스스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종교적 생명력은 전승되지 않는다.

종교의 가장 근원적인 깨달음의 영성을 계승하고 사회적 신뢰를 이루는 진중한 실천적 노력이 종교의 소수와 다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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