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일에 지극한 정성 들이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다

▲ 둔산교당 김도명 교도
저는 입교 한지는 좀 되었지만, 그동안 특별한 신심을 내어 마음공부를 열심히 한 적은 없는 보통급 교도입니다. 단지 법회출석은 잘 할려고 하고, 기도 기간에는 새벽에 좀 부지런 떠는 정도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원리편 30장에 "정당한 일에 지극한 정성을 들이면 그 정성의 정도와 일의 성질에 따라서 조만은 있을지언정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으며, (중략) 현실의 큰일들은 다 음부의 결정이 먼저 나야 하나니라"고 말씀해 주시고 계십니다.

25년 동안 저와 제 아내의 신앙생활은 기도로 일관해 왔습니다. 홍천교당에 있을 때 아내는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대를 잇기 위해 교무님께 기도문을 써 달라고 해서 100일 기도를 거푸 두 번 올려서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그렇게 낳은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로부터 어려움을 당할 때도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특별천도재와 기도였습니다.

엊그제 그 아들이 아빠와 엄마가 중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특별휴가를 받아서 집에 왔습니다. 우리 교당 교도님들 앞에서'처처불상, 사사불공'을 '처처선임, 사사갈굼'이라고 자신의 군생활을 단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귀대했습니다. 저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법신불 사은님께서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아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맑고 밝고 훈훈한 사람이 되고, 사회와 국가와 교단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훌륭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지금 강원도 전방부대에서 원불교 군종병으로 수십명의 군인을 이끌고 법회를 가서 간성교당 교무님을 때론 기쁘게도, 때론 당황스럽게도 합니다.(모두 짜장면 부대입니다)

저와 아내는 중국 북경에서 1년간 살다가 3월 말에 귀국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중국어 공부를 한 것이 중국유학이라는 목표로 발전되었습니다. 법회출석도 소홀히 하게 되고,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려서 머리가 하얘지고, 아내는 저 뒷바라지 하느라 덩달아 하얘졌습니다.

교무님께서 법회에는 빠지지 말라고 한 말씀 했지만 저는 승부를 보려고 모든 것을 제쳐 두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에 걸쳐서 실패를 거듭하고 마침내 포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원망심으로 가득한 저는 법신불 사은님께 간절하게 참회기도를 올렸습니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불제자 김도명은 그간 법신불 사은에 배은하며 스스로 지옥 생활한 것을 참회하오니 이후의 모든 일은 사은님의 뜻대로 사은님의 은혜 속에서 이루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후로 저는 '교무님 말씀 잘 받들기'를 유무념으로 삼았습니다.

교당도 열심히 다니고 틈나는 대로 중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역사, 정치, 문학 등에도 관심 분야를 공부하니 어느덧 회사내에서 중국 전문가로 소문이 나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인사계에서 어학시험 본 결과물 있으면 제출하라 하여 미리 봐둔 성적표를 제출하여 드디어 중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조만은 있을지언정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없다'고 하신 정산종사님 말씀을 새기면서 무슨 일을 하든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이 잘 안될 때는 지금은 때가 아닌가 보다 하며 좀 더 정성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대종사께서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제게 주셨습니다. 볼 것도 많고 갈 곳도 많았지만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가 없어, 날짜를 하루하루 세면서 업무도 열심히 하고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여행도 열심히 다녔지만, 그래도 교도로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6개월 동안 법회 100% 출석, 북경교당 4축2재의 절반을 제가 사회를 봤습니다. 제가 잘나고 젊어서 사회를 본 것이 아니라 교무님 말씀 잘 받들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기도가 간절했는지 아니면 중국에서의 교도생활에 합격점을 주셨는지 대종사님께서도 지난해 3월에 그 어려운 승진과 중국 파견근무라는 두 개의 커다란 선물을 한꺼번에 안겨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 1년간 북경교당 교도가 되었습니다. 교무님과 교도님들은 저보다 첨부물로 따라온 아내를 더 환영했습니다. 저와 아내는 1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가정사를 비롯하여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만 올바른 삶이 되는가 등등.

원불교 교도로서 특별할 것도 없는 일들이니까요. 제가 앞에서 원리편 법문을 소개했듯이 기도는 정성이 깃들고 사무쳐야 위력을 얻을 수 있나 봅니다. 그리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루어집니다. 현실의 큰 일은 다 음부의 결정이 먼저 나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