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살 된 아들은 잘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자냐고 물어보면 행복한 생각을 하면서 잔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저녁에 하루를 마감하며 잠자리에 들 때에 어떤 마음으로 주무시나요?
누웠다 하면 바로 잠이 드는 분도 있고, 누워서도 잠이 잘 오지 않아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뒹굴 뒹굴 하다가 잠이 드는 분도 있습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이 몸과 이 마음을 푹 쉬게 하는 가운데 재 충전이 되어 다음날 다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면서까지 잘 쉬지 못한다면 계속 피곤이 쌓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삼동원 훈련 프로그램에서는 저녁 취침 시간이 "주무심(住無心)" 이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생각 없는 곳에 마음을 주하라는 뜻입니다. 이는 모든 수양공부의 핵심이며, 나중을 대비해 매일 매일 자기 천도를 자기가 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잠을 자는 것은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생)을 마감하는 것이며, 아직 오지 않은 내일(내생)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평소에 어떤 애욕 경계에 집착된 것이 있으면 작정하여 마음으로라도 그 착심을 놓아 버리는 데에 전력하라고 하십니다. 만일, 착심을 여의지 못하면 그 착된 바를 따라 악도 윤회의 원인이 되는 만큼 평소에 청정한 정신으로 일체의 사념을 내려놓고 염불이나 선정으로 단련하여 생사문제를 해결하라고 하십니다.
염불과 좌선의 공덕 10가지의 마지막이 결국 생사자유입니다. 죽어갈 때에 바쁘게 준비한다고 해서 갑자기 힘(수양력)이 키워지지는 않습니다. 매일 매일 나의 애착, 탐착을 내려놓는데 정성을 들이는 그 힘이 키워져서 결국 생사마저 자유로 하게 됩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하루를 마무리 하며 최후 일념을 어떻게 하며 주무심(住無心)니까?
드라마 내용을 떠올리며 주무시나요?
원망스러웠던 대상을 생각하며 주무시나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상황을 걱정하며 주무시나요?
최후 일념을 오직 내 목표, 비전에 집중하며 하루를 마감하면 내일의 최초 일념도 그렇게 연결이 됩니다.
더 나아가 주할 곳도 없는 내 본래 마음에 돌아가겠다는 서원을 챙기며 염불이나 선을 하며 주무시면 그 마음 그대로 최초 일념이 됩니다.
오만 가지 생각속에 살던 삶을 내려놓고 맑고 고요한 한 생각에 마음을 주하는 가운데, 어느새 그 생각마저 사라지고 본래 마음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안녕히 잘 주무세요.
<삼동원>
정성권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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