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종사가 원기 66년 영산성지에서 자신이 처음 총부에 왔을 때를 이야기하였다.

"나는 그랬다. 처음 와보니 선 법사님(정산종사)이 여기(靈山) 계시고 주산(송도성)종사님이 공자, 맹자를 가르치는데, 내가 집에 있을 때 가만히 보면 그때는 서당을 못하게 하였다. 순경이나 지서 주임이 오면 글 가르치다가 도망갔다. 그래서 에라 이런 것 배울 것 없다. 순경을 지도해야지, 그자들 오면 도망가니 내가 안 배워 버렸다. 놀기만 하였다.

처음 열한 살 때에 대종사님을 만덕산에서 뵈었는데 팔산(김광선) 대봉도님이 다섯 달을 나 때문에 와서 계셨다. 대종사님은 스승님이시지만 팔산님을 형같이 여긴다고 그러셨다.

선 법사님도 처음 오실 때 열여덟 살 이었어도 발이 아파서 못 간다고 하면 업자고 해서 업어 다가 중앙으로 앉히고 형님으로 모셨다. 팔산 대봉도님이 내 초도사(初導師)이다.(중략)

열세 살 먹어 총부에 왔었다. 총부에 와서 지내는데 육타원 이동진화 선생, 동타원 권동화 선생 모두 그런 분이 공부한다고 하는 것을 보니 한문 몇 자 가르치고 그러더라. 그래서 나는 몇 달간 그 방에 들어가 보질 않았다.

혹시 한문 배우라고 할까 싶어서. 전종환 그 양반들하고 쇠죽 끓이고 가서 일이나 해주고 농사짓는데 왔다 갔다 하였다. 그런데 촌에서는 담배 먹는 사람을 양반이라고 하였다.

우리 조부님 담뱃대가 이만한데 조부님보다 내가 더 큰 양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여 더 크게 만들어 가지고 다니다가 잃어버렸다.

그런데 우리 아저씨 한 분이 그것을 주웠다. 그래서 달라고 하니까 그냥 날 쫓으시기에 도망갔다.

총부에서 있다가 좌포 집으로 갔다. 그리고 나서 열여섯 살 먹어서 총부에 다시 갔는데 가만히 생각하니까 담뱃대를 가지고 갈 수는 없고 빈종(십전짜리 담배)을 다섯 갑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보니 총부에 담배 먹는 사람이 없더라. 그런데 유용진 씨 한 분이 살짝 살짝 먹는가 보더라. 그래서 나도 담배를 변소에 가서 남모르게 먹는다 생각하니 다른 사람이 안 먹는 것을 변소에 가서 먹는다는 것이 의젓하지 않고, 또 내가 안 먹는 것을 남을 준다는 그것도 아니고 그래서 안 되겠다 생각해서 불에 집어넣어 버렸다.

옆에 있는 이들이 나한테 줄 것이지 불에 집어넣느냐고 하더라. 그렇게 장난으로 지내다가 대종사님을 '내 영생의 부모로 모시고 이 회상과 영생을 함께할 것이다'고 마음을 정하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