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청소년교화가 화두가 된지 오래이다. 특히 전무출신 지원자의 급감은 교단의 미래를 우려할 정도다. 육영교육기관에서 전무출신 발굴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보지만, 교당에 청소년이 없는 현 상황 속에서는 어찌해 볼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라면 교단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교단 구성원들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알고는 있지만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 같아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이에 미래세대 교화를 위한 제언하고자 한다.

▲ 중학생들이 신성회 훈련을 통해 교단관을 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불교대학생연합회에 투자

오래 전 부터 원불교대학생연합회(이하 원대연)에서는 원대연교당 설립과 교감교무 발령을 요청해 온바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좌절됐다. 오늘에 와서는 전담교무마저 청소년국에 인사하여 교단내 원대연의 입지는 축소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많은 종교동아리들이 문을 닫는 오늘날까지 주요대학의 원불교 동아리는 대학생 교화와 끊임없는 전무출신 배출로 그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현재 교단에서 군종과 원대연에 지원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살펴보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군종의 특수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재대 또는 졸업 후 교당출석과 전무출신배출을 고려해 볼 때 군종지원에 편중됨은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군종에 지원하는 인적·물적 자원의 10분의 1이라도 원대연에 지원을 했다면 청소년 교화 상황이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증산도의 교화성장 사례로도 증명된바 있다. 그런 점에서 주요대학이 자리하고 있는 서울에 원대연교당을 설립하고 원대연 전담 교감교무와 보좌교무를 인사하여 대학생교화와 전무출신 발굴에 전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지난해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와 대학교당이 일반대학생을 대상으로 출가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반향을 일으킨바 있다. 치유·마음·인생·종교·출가 등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였고, 이는 프로그램 참여도나 성취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때문에 참가자 대부분의 만족도가 높았고 이어 '바람개비'라는 모임을 결성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일부는 출가에 관심을 갖고 전무출신 지원을 고려하게 됐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절한 대상만 잘 찾아낸다면 청소년교화 특히 대학생교화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더 이상 교당에 나오지 않는 청소년교도에게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교당 밖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원불교의 교법과 훈련을 필요로 하지만 우리의 존재여부조차 모르고, 설사 안다 할지라도 교리를 배우거나 훈련에 참여해본 경험 없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한다. 교구 내 청소년교화 인력과 예산을 집중시켜 시대가 요구하는 훈련프로그램(치유·마음·인생·종교·출가 등)을 개설하고, 상대적으로 시간적여유가 있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면 출가체험 성공은 비단 원광대학교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 고등학생들이 신성회 훈련 중이다.
세련미를 갖춘 청소년 법회프로그램

현재 우리사회는 철학이나 종교, 영성 등의 인문학적인 요소는 등한시 하고 자본에 기준한 좋은 직장, 편리한 생활 등이 관심사이다. 때문에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은 소위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하며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극에 달해서는 자살까지 하는 실정이다. 그만큼 청소년들은 지쳐있고 누군가에 기대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고 싶은 그곳이 왜 교당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대부분의 청소년법회가 10명이 되지 않는 우리와 달리 불교 스님들의 토크콘서트는 연일 만원사례를 이어 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은 불법을 세련되게(시대화 생활화 대중화) 전달하지 못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 문제를 극복한 사례로 원불교학과 예비교무가 이끄는 '마인드 닥터'라는 동아리가 주목받고 있다. SNS(카카오톡)를 이용한 소통과 오프라인 상에서의 만남, 그리고 재능기부를 골자로 하고 있는 이 동아리의 가장 큰 특징은 교법의 생활화에 있다. 매일같이 SNS를 통해 그날의 감각감상과 심신작용처리건 또는 구성원이 함께 정한 공동유·무념을 상호 감정함은 물론 사담에 대한 응원과 소통까지 이루어지며 일상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다. 또 정기적인 오프라인 상의 만남은 파티&포럼의 형태로 그동안 공부해온 내용을 함께 나누고 재능기부를 통한 다양한 공연이 한데 어우러진다. 이는 엄숙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가운데 실제 우리 공부를 즐겁고 재미있게 하는 법회나 다름없다. 아니, 어쩌면 현재의 법회보다 더 실다운 법회가 되고 있었다. 이처럼 법회에 세련미를 입혀 실로 도움이 되면 청소년들은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우리를 살펴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 다름 아닌 청소년 교화의 주체인 청소년담당 교무들의 사기문제다. 위에 거론한 모든 일들을 누가 할 것인가? 청소년 담당교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청소년 담당교무들의 사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저하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당잔무가 많고 예산집행권한이 없는 등 해결해야 할 이런저런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청소년 담당교무의 훈련에 있다고 본다. 출가식을 올리고 교무가 됐지만 교법을 마음으로 증득하고 몸으로 실행하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니 훈련받아야 한다.

먼저 교화현장에서 교법을 실행하며 교역자간에 함께 공부하는 상시훈련 문화가 살아나야 한다. 공부가 없으면 세속인들과 무엇이 다를 것이며, 일 가운데 발생하는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러니 교단 내 상시훈련문화를 살려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또한 정기훈련이 강화되어야 한다. 대종사 당대에는 동·하 6개월의 정기훈련을 받게 했다. 왜 그렇게 1년의 절반을 정기훈련을 받게 했겠는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현재의 정기훈련 7일과 5급 교무훈련 7일은 너무도 짧다. 이는 교단이 교무들을 방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 시대상이 어쩔 수 없어서 할 수 없다? 대종사 당대 시대상황에는 6개월 선이 맞았는가? 꼭 필요하다면 해야 되는 것이다. 상시와 정기훈련이 살아나면 비로소 청소년 담당교무가 자신 있게 교역에 임할 수 있고, 사기도 진작될 것이다.

교단은 시급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단100주년을 자신성업봉찬으로 맞이하자 했으니 말이다. 청소년 담당교무들이 교단 100주년을 상시와 정기훈련을 통해 자신성업봉찬으로 맞이할 수 있다면 청소년교화뿐 아니라 모든 일들이 그 안에서 자연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저 바위 속에 금이 든 줄을 알았거든 내가 먼저 채굴하여다가 그것을 광채 있게 쓰면 사람들이 나의 부유해진 연유를 알고자 하리니, 그 알고자 하는 마음의 정도를 보아서 그 내역을 말하여 준다면 그 사람들도 얼마나 감사히 그 금을 채굴하려 할 것인가. 이것이 곧 사람을 제도하는 묘방일까 하노라."

내가 금을 채굴해 본 일이 없는데 어떻게 금을 채굴하도록 인도하겠는가?

청소년교화, 먼저 우리를 살펴보자. 이제 함께 갈 일만 남았다. 서두르지 말고 각자가 처한 곳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자. 교단의 미래를 꿈꾸어보자.
▲ 송도원 교무 / 원광대 교학대서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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