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 부설 원불교사상연구원 춘계학술대회가 제34회의 연륜을 갖고 7일 열렸다. 1974년에 설립된 원불교사상연구원이 발행하는 학술지인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가 지난해에 한국연구재단이 평가한 등재지로 승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원불교사상이 학계에 시민권적인 위치를 확보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인지 정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이번 학술대회에 지원금을 보냈다고 한다.

학술모임으로서 성황을 이뤘다는 주최 측의 보고가 있었지만 1980년대나 1990년대의 원불교사상연구 총발표회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 당시에는 교단적 관심이 지대했다. 중앙총부 중요간부나 원로들이 대거 참여했고, 교화현장 교무들도 운집했었다. 교단의 중요 교법적 해석과 정리가 그 자리에서 이뤄지곤 했었다. 전무출신 교수들은 물론 교단의 비중있는 인물들이 많이 참여하여 학술세미나에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았었다. 물론 많은 시간이 흘러갔고 교단도 그만큼 성장하였으며 일사가 많아진 탓도 있으리라. 한편으로는 교단의 많은 교법적 문제들이 나름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불교와 원불교'였다. 학술대회 주최측은 원기100년을 앞두고 교단의 불교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의도로 이번 주제를 선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우리 원불교의 불교와의 관계나 정체성은 정산 송규 종사가 우리 교명을 확정하면서 분명히 했었다. 우리 교단은 불교의 한 종파가 아니라 새불교인 원불교임을 밝혔다. 그래서 교명을 '원불종'이 아니고 '원불교'로 세운 것이다. 우리 원불교는 불교뿐만 아니라 유·불·선 삼교의 교법진수를 융섭한 최상승교법인데, 유·불·선 삼교 가운데 불교를 중심으로 하였기 때문에 원불교라 이름한 것이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는 물론이고 교단내 모든 학자들은 혹여라도 우리의 정체성을 흐리게 하거나 흠집을 내는 연구발표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대신 우리교법이 유·불·선 삼교의 교법가운데 어떤 면을 수용하였는지 더깊이 성찰을 하고 종교학이나 비교종교학, 각종 인문철학과 사회학을 우리 교법과 회통시켜 교법의 해석학을 풍요롭게 하는데 역할하면 좋겠다.

넓고넓은 학문의 바다에 뛰어들어 일원대도 정법을 학문적으로 사회화하는데 기여하는 교학자들의 노고에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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