陰 陽 相 勝 1

이 세상을 음과 양으로 구분 짓는 것은 일단 낮과 밤이 교차되는 것으로 가늠해 본 것이다. 낮은 밝고 밤은 어두운 것이며, 낮에는 만물이 다 생장을 하지만 밤에는 휴식을 취한다. 그래서 음양이라는 말의 근원은 언덕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말한 것이다.

언덕의 밝은 면이란 일단 해가 떠서 볕이 들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가 뜨다는 뜻을 지닌 '旦'(아침 단)에 볕이 비치는 모양을 그대로 상징한 '勿'(말 물; 본디 햇빛이 비치는 모양을 그린 것인데 햇빛은 바로 보지 말라는 뜻으로 썼다)을 붙이고 거기에 언덕을 뜻하는 ' 阝 '(언덕 부)를 붙여 양지 바른 쪽이라는 뜻에서 '陽'(볕 양)을 썼다.

또 거기에 어두운 면이라는 뜻으로는 '云'(구름 운; 본디 구름의 모양)에 포함되어 있다는 뜻에서 '含'(머금을 함)을 생략한 '今'(이제 금)을 붙이고 거기에 '阝 '(언덕 부)를 붙여 양지 바른 쪽과는 대조가 되는 어두운 쪽을 '陰'(그늘 음)이라 했다.

그런데 이와같은 음양의 조화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에 속담에 이르기도 '음지가 양지된다'했고, 또는 '쥐구멍도 볕들 날이 있다'고 말하며 하루 낮을 두고 볼지라도 오전이 바로 정오만 지나면 오후가 되는 것이다.

또 다 나아가 오후가 지나면 해가 기울고 해가 기울게 되면 반드시 어두운 밤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밤과 낮이 뒤 바뀌는 양상을 일컬어 '일음일양이 반복되는 것을 도라 한다(一陰一陽之謂道)'라 하기도 하며 또한 낮의 생육과 밤의 휴식이 반복되는 것을 일러 '易(바꿀 역)'이라 했다.

이처럼 음양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치에 따라 역이란 한편 '생을 생답게 꾸려 나아가는 것이 또한 역이라 한다.(生生之謂易)'고 하였으니 말하자면 '물은 그룹지어 나뉘고, 비슷한 것들 끼리 모여 사는 것이다.(物以群分, 方以類聚)'하는 양이 뚜렷하다.

즉 사람의 모양을 한 인류는 사람대로 모여 살아가고, 물고기는 물을 떠나 살지 않고, 새는 반드시 나무에 집은 짓고 살지만 먹이는 하늘을 나르며 살아가고, 두더지나 뱀이나 거북과 같은 무리들은 땅속을 그들의 근거지로 삼아 살아간다.

그런데 이처럼 일음일양으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도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렇게 변화를 반복하는 것 자체는 또한 아무런 함이 없이 스스로 그렇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일러 말하기를 '아무런 인위적인 힘을 들이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것(無爲而化自動的)'이라 했다.

이처럼 함이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작용을 '自然'(스스로 자에 그러할 연)이라 하는데 스스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노자는 말하기를 "사람은 땅을 법 삼고, 땅은 하늘을 법 삼고, 하늘은 도를 법 삼는다. 그러나 도는 자연을 법 삼는다.(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고 말했다.

즉 사람은 땅위에 자리하고 땅은 하늘 아래에 있다. 그러나 하늘은 도에 근거하고 도는 자연을 본 뜬 것일 수밖에 없다.

<문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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