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세계 공감하는 열린종교 표방

▲ 박도광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원불교는 열린 시대의 개벽종교이다. 이웃과 함께 하는 종교로서 시대에 공감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경험을 통한 성숙한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교법의 총설'에서 밝힌 '모든 종교의 교지(敎旨)도 이를 통합 활용하여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는 의미를 새기고 실천해야 하겠다. 세계 종교계와 영성지도자들의 성공적인 실천사례들을 연구하고 경험하며 새롭게 적용하여 실천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불교운동 가운데 성공적으로 전개하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만불교의 대표적인 불교운동으로 성운(星雲) 스님의 불광산사(佛光山寺)와 증엄(證嚴) 스님의 자제공덕회(慈濟功德會), 그리고 일본의 입정교성회 등을 꼽을 수 있다. 불광산사의 국제불광회는 대만불교를 세계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국제적 조직이다. 또한 자제정사의 자제공덕회는 국제구호 단체로서 명성과 함께 위상도 갖추고 있다. 입정교성회는 세계종교간 대화와 협력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등을 설립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세계 곳곳의 평화기구와 종교협력기구에 젊은 인재들을 5~6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경험을 쌓도록 해 세계적 종교지도자들과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가톨릭내의 영성 공동체인 포콜라레 운동(Focolare movement)에 대해서도 깊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끼아라 루빅(Chiara Rubich) 여사가 이탈리아에서 창시한 포콜라레 운동은 평신도 사도직 운동 단체로서 종교간 대화와 협력운동을 영성함양과 더불어 내실 있게 진행하고 있어 세계종교인평화회의(Religions for Peace)와 같은 국제적 종교기구의 외교적이고 형식적인 모임과는 차원이 다른 성격의 단체이다.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여 소통하며 음악과 진솔한 기도와 찬미가 어우러져 영성을 일깨우고 있다.

둘째 이웃이 언제든지 방문하고 배울 수 있는 열린 교단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에 참다운 낙원세계를 이루기 위해 이웃과 함께하는 열린 종교적 삶을 추구해야 한다. 원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누구에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신앙과 수행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티벳의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북부의 조그마한 다람살라 지역에는 산간지역이며 척박한 땅이지만 제14대 달라이 라마의 법문기간동안은 수천명의 티벳인과 승려들이 모이고, 수백 명의 외국인들이 법문을 듣기 위해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티벳불교의 세계화는 학문적 확산과 전통문화의 전승이 현대사회와 접목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람살라의 척박한 땅에서 티벳불교를 배우고자하는 소수의 역량있는 외국인들에게 1년이고 2년이고 상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고, 이들이 연구한 후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 티벳불교를 소개하는 큰 역할을 했다. 사회적 갈등과 분리현상을 치유하는 종교로서 거듭난 티벳불교가 세계인의 각광을 받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한다.

세상은 사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갈등을 해소하는 종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시대를 공감하고 이웃과 함께하는 주세종교로서의 원불교를 간절히 염원해본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