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한결같은 심법과 경륜

▲ 천만성 원무 / 동김해교당
나는 교당에서 마음공부를 배우며 출가의 서원을 세우게 됐다. 공부를 마친 후에는 첫 발령을 법무실로 받게 됐고 대산종사를 직접 모시는 홍복으로 살았던 지난 십 여년의 세월을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다.

사는 동안 너무나도 큰 복을 받았기에 항상 사은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충만된 기쁨으로 열심히 살았다.

대산종사께서는 하루를 심고와 기도로 시작하시고, 사시정진하시며 심고와 기도로 하루를 마무리하시는 살아계시는 부처요, 생불이시다.

어느 날 초당을 수리하고 벽 중앙에는 일원상을 모시고 우측에 대종사 진영을, 좌측에 정산종사 진영을 나란히 걸어 놓은 것을 보시고는 "야! 야! 일원상은 조금 위에다가 모시고 아래에 진영들을 모셔라"하시며 못 박을 위치까지 알려주시는 자상하신 스승이셨다.

대산종사께서는 항상 마음속에 대종사님과 정산종사를 마치 살아계시는 듯 모시고 살으셨다.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어떠한 법문을 하시든 두 분 스승을 먼저 부르시고 법문하셨다. 또한 "교당 초창기에는 일경이 대종사님을 오라 가라 했는데 지금은 대통령 후보들이 우리 교단을 찾아오니 교화 교육 자선에 더욱 힘을 쓰고 정교동심으로 나가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하루는 성업봉찬대회 때 사용할 모감주 염주를 미리 만들라 하시고, 만든 염주를 하나 하나 돌리시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시고, 염원까지 올리시며 일천정성을 다 들이셨다.

어느날 원평 구릿골에서 돌담을 쌓는데 대산종사께서 나오시어 지팡이로 가리키시며 "이 돌은 여기에 얹어라. 저 돌을 그 쪽에다 놓아라" 하시고, "돌 하나가 교도 한분이다. 그러니 돌 하나 쌓는 일도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루는 교도회장에게 드릴 선물을 잘 못 갖다 드렸다. "이 똥 같은 놈아!"하시며 크게 꾸중 하셨다. 나는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혼이 났다.

접견이 다 끝나고 나서 부르시어 조실에 가니 "만성아, 아까는 네가 자식 같으니까 그랬지야"하시는 것이다. "양시대는 꾸중을 하면 먼저 반드시 불러다가 경위를 말해주고 풀어주어야 한다"고 법문 해주셨다. 내 마음은 어느새 사르르 녹아 버렸다.

대산종사께서는 사랑과 호념으로 늘 자비를 나투시는 부처님이시다. 누가 잘 못한 것을 보고하면 "어쩌다 한번 그랬단다. 똥 싼 것 치우면 된다"하시며, "3년전 일은 묻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말라" 하셨다.

그리고 대산종사께서는 항상 그날 그날 새로 시작하신다. 접견이 끝나고 조실방으로 들어오시면 "법복은 저기다 걸어라. 좌복은 여기다 놓아라. 물은 좌복 밑에 놓고 좌복 밑에 물이 있다는 표시로 위에다가 접시를 놓아라" 하셨다. 모르는 사람은 잔소리라 생각하지만 항상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시는 말씀이셨다.

그것은 적적성성 성성적적한 자리에서 시작하시는 것이다. 하시는 그 일 그 일이 신앙이시고, 수행이시고, 불공이셨다. 이것이 바로 무시선 무처선이며, 처처불상이고 사사불공하시는 것이다.

오후 4시경에는 하루 종일 교도 접견과 법회를 보시고 피곤하실텐데 늘 가부좌를 하시고 입정에 드시는 모습을 뵐 때 마다 나는 많은 각성을 하게 됐다.

나는 성현을 직접 모시고 함께했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내 인생에 가장 알차고, 뜻 깊고, 복 받았던 날들이 지금도 너무 그립다.

그 크신 심법과 경륜을 체받고 싶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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