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위사정, 공정한 사정도구 마련 역설

이성택 교무가 출가교화단 각·항단 합동훈련에서 '법위사정 도구의 개발과 자기를 디자인하라'는 특강을 했다. 2월26일 '법위등급과 법위사정'의 특강에서 그는 "법위등급은 막연할 수 있는 성불제중을 구체적으로 단계화해 〈정전〉 마지막 장에서 공부를 점검하도록 돼 있다"며 "소태산대종사는 공부인들의 법위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 단계별 세밀한 목표를 둬 근기에 맞게 동기 유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위등급은 삼학수행의 세밀한 과정을 설명한 것으로 파괴와 초월이 없는 수행과정의 교과서 원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뒤 "순서의 바뀜이 없고, 중복된 내용 없이 일관되게 수행단계를 정리해 놨다"고 설명했다.

왜 〈정전〉 수행편 마지막장에 법위등급을 배치했을까하고 질문한 뒤 "석가모니도 근기에 따라 경(經)에 대한 설법 순서가 있다"며 "마지막 설한 내용이 화엄경인데 대체로 성자들은 끝에 가서 수행단계를 설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교단의 법위사정에 있어 확실한 사정도구 개발을 주문한 그는 "공정한 인사를 위한 인사고과제를 말하지만 그 도구를 만드는 일은 쉬운 것이 아니다"며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법위사정의 도구도 그렇다.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이런 부분은 후진들의 몫이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를 자기가 디자인해야 한다. 새등이요의 백자 달항아리도 가마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공기와 만나 스스로를 디자인해 간다"며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가느다란 금이 자꾸 만들어진다. 우리의 교리해석도 마찬가지다. 시대를 따라 새롭게 재해석돼야 하고,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법기(法器)가 돼야 한다. 현장을 다니면서 교화에 희망을 갖고 있는 교무를 많이 못 봤다"며 "그런데 옆에 있는 모 교무는 자기하는 일을 너무도 기쁘게 하더라. 심지어 설교 의뢰가 오면 모 교무가 법회준비 뿐 아니라 직접 음식을 마련해 현장 교무를 대접하더라. 그러니 환영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는 "큰 인물과 명산에 대해 대산종사는 '결국 겹사람 겹산이 못되어 홑 사람 홑 산이 되면 큰 힘이 없다'한 점을 생각할 때 숨은 도인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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