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75년 10월, 대산종사가 말한 소태산대종사의 일화이다. 대종사께서 진안 좌포 우리 집에 오셨을 때의 일이다. 그때만 해도 뒤를 보는 곳(화장실)이 돼지우리와 함께 있었는데 사람이 들어가서 뒤를 보고 있으면 돼지가 와서 그것을 받아먹었다.

그날도 대종사께서 뒤를 보고 계시는데 돼지가 그것을 받아먹다가 갑자기 몸을 비틀며 털어버렸다. 그래서 대종사께서 옷을 모두 버리셨는데 어떻게 하실 수가 없었다. 남의 집에 와서 갈아입을 옷도 없고 그렇다고 벗어서 빨아 입을 수도 없고 참 난처했다. 그런데 우리 할머니(현타원 노덕송옥)께서 그것을 눈치 채고 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할아버지 옷을 갖다 잘 다려서 드렸는데 대종사 몸에 꼭 맞았다. 그 후부터 우리 할머니와 더욱 친해지셨다.

뿌리 없는 나무 한 그루

대산종사가 선조 합동열반기념제사 법문과 〈구도역정기〉, 그리고 또 다른 법문 등에서 말한 이야기이다.
"성리는 알려주지 말고 자득해야 한다. 우리 부모선조께 감사하고 또한 죄송한 점이 있다.

우리 선조들이 어찌 다행 대종사를 새 부처님으로 알아보시고, 나를 대종사 아들로 희사하신 은혜이다. 또한 죄송스러운 것도 있다. 아버님께 죄송하다. 아버님이 총부 복숭아를 참으로 좋아하셨는데, 한 번도 사다 올리지 못한 것이 못내 죄송하다. 어머니께도 죄송하다. 어머니의 의심을 못 풀어 드린 점이 아쉽다. 어머니께서 열반하실 때까지 세 번이나 물으셨는데 답을 일러 드리지 못한 것이 있다."

"뿌리 없는 나무 한 그루(無根樹一株)란 무슨 뜻이더냐? 나 좀 알려다오. 음양 없는 땅 한 조각(無陰陽地一片)이 무엇이드냐? 음도 없고 양도 없는 땅도 있더냐? 소리 없는 계곡(無音響之一谷)도 있다 더냐?" 어머니께서 열반 무렵까지 세차례나 물으셨으나 대종사께서 '성리는 함부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하시어 그 의심을 못 풀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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