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는 "스마트폰은 스마트하지만 사용자들이 스마트하지 않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똑똑한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 기능들은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것입니다.

학생시절 처음으로 컴퓨터 세트를 구입할 당시 150만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돈 값어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컴퓨터 조립법, 운영체제의 기본인 DOS와 WINDOW를 익히고, 당시 PC통신까지 섭렵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지식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 시절이라, 기본 개론서와 컴퓨터 잡지를 통해 기본기를 익히고, 컴퓨터 에러가 날 때에 A/S기사가 수리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각종 문제에 대한 대처법도 익혔습니다. 이렇듯 사리연구 공부에 바탕하여 어느 정도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니 지금은 새로운 전자제품이나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적응하게 됐습니다. 알고 보면 비싼 컴퓨터나 스마트폰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일체 모든 사물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집니다. 나아가 우리 본래 마음 역시 그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우리 본래 마음에 무궁한 묘리와 무궁한 보물과 무궁한 조화가 하나도 빠짐 없이 갖추어 있다고 하십니다. 이 자리를 얻기 위해 과거부터 수많은 수행자들이 현실세계를 떠나서 오직 수도만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과거에는 본래 성품을 크게 깨닫고 나서 다시 보림을 하는 방식으로 수행했다면, 원불교에서는 동하고 정하는 사이에 모든 일과 모든 이치에 두루 알음알이를 얻는 사리연구공부로 가장 빠르면서도 원만한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리연구는 모든 일과 이치간에 보고 듣고 사색하고 직접 실행해봄으로써 증득하게 하는 공부로 이를 지성으로 하여 큰 지혜가 열리도록 하게 합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이 공부는 그 일 그일에 정각(正覺)하자는 것인데 이 정각에도 사물(事物)에 대한 문리(文理)와 학문에 대한 문리와 진리에 대한 문리가 나야 한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사리연구 공부의 체를 잡아 주셨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얼마나 사리간에 연마하고 궁구하며 지혜를 단련하고 있는가?

과거에 수도인은 이치만 연마하고, 일반인은 일만 연구하였지만, 원불교의 사리연구 공부는 누구나 실생활 속에서 이치를 활용하여 그일 그일을 잘 하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똑똑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잘 활용하지 못하면 그냥 전화기인 것처럼, 밝은 지혜광명으로 가득한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늘 어둡게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 대조해봅시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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