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은 인격과 인권을 존중하는 서비스입니다"
익산시 여성최초 국장 승진
세심한 복지정책 안배, 진가 발휘

이리교당 김영선(學陀圓·호적명 경이)교도에게는 '여성최초'라는 수식어가 많다. 익산시청 여성최초 인사계장, 여성최초 동장, 여성최초 지식정보과장, 여성최초 행정지원과장, 여성최초 주민생활지원국장. '여성최초' 승진의 상징성도 남다르지만, 그가 맡은 직책 또한 여성에게 쉽게 주어지지 않는 자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발령을 받은 후 대학에 진학해야겠다는 생각에 공무원시험 준비를 해서 공무원 길에 들어섰어요." 이후 지금까지 그는 39년 동안 공직에 몸담고 있다. 2006년 익산의 신흥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영등1동 동장으로, 그것도 '여성최초' 동장으로 발령 받았을 때 지역주민들의 시선은 여러 의미가 담겨있었다.

당시 만해도 사회적 편견이나 보수 성향을 깨기 어려웠던 시기, 그는 지역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다니며 개인사를 살피고, 지역현안을 의논하고, 지역민의 지혜를 모아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

"그때 저를 알았던 어르신들은 지금도 저를 '김양'이라고 부르세요. 직접 담근 장이며 김치를 사무실에 놓고 가시죠. 나중에 고맙다는 전화를 드리면 '김양아 밥 잘 챙겨먹어라'하세요." 그렇게 그의 진정성과 업무 추진의 성실성은 지금까지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는 남성들도 어려워하는 행정지원과장에 부임했을 때를 떠올렸다. "여성이 더 조직에 도움이 되고 시민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념하면서 일을 했어요." 자신에게 선배 여성 공무원들의 발자취가 발판이 됐듯, 후배들 또한 자신을 통해 승진의 길이 더 열리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읽혀졌다.

"일선에서 시민들이 신청한 행정처리가 반려되거나 부결되면 일단 공무원을 불신하는데, 공무원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일을 할 수 있어요. 그 범위를 벗어난 행정 처리는 할 수 없지요. 하지만 법적인 부분만 강조하다보면 감정이 앞서 서로 대립이 확산되고 나중에는 본질이 훼손돼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죠. 공무원들이 아주 사소한 태도나 말씨 등 안 되는 일에 더 진정성을 가지고 응대한다면 인간적인 공감을 얻으리라 생각해요." 그의 업무추진에는 교도로서의 근본적인 심법이 녹아있다. 정직하게 민원인을 대하고 진정성 있게 일을 추진하는 것이 우리 교법을 실천하는 일임을 유념하고 있다.

그는 올해 1월 또 다시 '여성최초'로 주민생활지원국장에 부임했다. 주민생활지원국은 희망복지지원과, 기초생활보장과, 경로장애인과, 여성청소년과 등 사회복지관련 4개부서와 종합민원과, 건강체육과, 국민생활관, 시립도서관, 함열출장소 등 9개부서가 있다. 지역민의 건강과 복지와 직결되는 굵직한 지역현안 사업들을 총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올해 주민생활지원국에서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들을 전했다. 가장 먼저는 노인복지 관련 사업이다. "노인세대 14%를 차지하는 익산에서 수익이 창출되는 일자리 사업은 노인일자리 수 확대뿐만 아니라 노인교육 인력개발 등 노인들의 사회공헌 의지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현재 익산에서만도 1만 명 가까이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어 예산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에서 생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경로당 지원 사업'도 그가 세심하게 챙기고 있는 추진사업이다. 냉·난방비 전액 지원은 물론 경로당 운영비 일부 지원을 통해 활기찬 공동체 생활을 지원하는 일, 그는 이 사업이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장애인가족지원 인권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장애인가족지원 인권센터는 장애인 가족의 양육부담을 경감하고 다양한 정보제공으로 케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치유하며 가족들의 인권을 제도적으로 시스템화 하는 사업이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그의 세심한 정책 안배와 추진력이 발휘될 것이다.

이외에도 자연장 4천기를 공원화해 친환경적 공원묘지를 조성하는 사업, 지역 특성을 감안해 다목적 노인복지관과 보건지소, 도서관을 연계하는 사업, 도심의 구심점이 되는 문화공간으로의 작은도서관 사업, 한부모 자녀나 부자가정을 위한 24시간 어린이집을 비롯, 시간 연장 운영 보육관련 사업 등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사회복지 공무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정은 인격과 인권을 존중하는 서비스 마인드가 절대적으로 중요 합니다" 공무원들의 복지 마인드를 각인시키는 그는 진정성 있게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일의 성과 여부는 인과의 진리가 분명함을 확신한다.

그가 마음에 담고 있는 법문은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 간단명료한 이 법문이 그를 공직사회에서 '여성최초'의 길을 걷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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