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에 오신 교도님들과 교리회화시간의 풍경입니다. 평소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은 질문도 활발히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적으로 임하는 반면, 어떤 분들은 혹시 본인 차례가 돌아와 한 마디 해야 할 것이 걱정되어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지금 심경이 어떠시냐고 질문을 드리면 공통적으로 "잘 몰라요~, 가슴이 너무 뛰어요, 다른 잘 아는 분들 이야기를 더 들어요" 하십니다.

조금 짓궂게 왜 그런 마음이 드시냐고 질문을 더 드리면 쉽게 표현을 잘 못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원불교에 다니실 때 그냥 마음 편안하게 다니고 싶은데, 자꾸 공부를 시킬 때는 마음이 불편해 진다고 하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원불교에 다니는 이유는 결국 고통을 벗어나 행복을 얻기 위함인데, 오히려 원불교 다니는 것이 고통이 된다면 안되겠지요. 습관처럼 해 오던 일에는 밝지만 아직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모르고, 두려움과 걱정이 있습니다.

저 역시 원불교 신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며 두려움과 걱정이 함께 있었습니다. 정해진 틀이 있는 지면에 글자숫자까지 맞춰서 매주 교리를 쉽게 풀어야 하는데, 교리에 대한 깊은 연마도 부족한데다 글재주 역시 부족한 저로서는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연마하다 보니 교전에 이미 다 나와 있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동하고 정하는 사이에 연구력 얻는 빠른 방법으로 다섯가지 방법을 제시해 주십니다. 첫째는 인간 만사를 작용할 때에 그 일 그 일에 알음알이를 얻도록 힘쓸 것이요, 둘째는 스승이나 동지로 더불어 의견 교환하기를 힘쓸 것이요, 셋째는 보고 듣고 생각하는 중에 의심나는 곳이 생기면 연구하는 순서를 따라 그 의심을 해결하도록 힘쓸 것이요, 넷째는 우리의 경전 연습하기를 힘쓸 것이요, 다섯째는 우리의 경전 연습을 다 마친 뒤에는 과거 모든 도학가(道學家)의 경전을 참고하여 지견을 넓히라고 하셨습니다. 이대로 해보니 오히려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매사에 연마하는 습관이 더욱 길러지며 오히려 공부에 대한 설레임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안 해본 일, 안 가본 길을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호기심과 설레임이 앞서나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나요? 모르면 어둡고, 불안하고, 더딥니다. 사리연구 공부는 밝은 지혜의 광명으로 우리의 삶을 편안하고 걸림 없게 만들어줍니다.

잘 모르면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안해본 건 익숙치 않은 것이니 익숙하도록 해보라는 스승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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