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증상에 맞는 좋은 약을 써야 합니다"
효과 좋고 저렴한 약 권하는 것이 약사
필요 없는 약 복용 자제해야

병원과 약국이 많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성동에서 미보약국을 운영하는 태산 김도광(泰山 金道光·호적명 태형)교도. 병원 진료시간이 지난 토요일 오후 그의 약국을 찾았다.
그는 고교선배로 인해 약사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됐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23살부터 지금까지 손님의 증상에 맞는 바른 약을 짓기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 삶을 살아왔다.

"내가 추천한 약이나 지은 약을 먹은 사람들이 몸이 편안해지고 더 좋아졌다고 하면 약사로서 보람되지요. 병을 치료하려고 약을 먹었을 경우에는 어서 나아야 합니다. 오래 끌면 안 됩니다."

환자의 증상과 치료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0년 의약분업이 시행되기 전까지 피부병 약을 지었고, 아토피를 포함한 다양한 피부질환 환자들이 그 약으로 효과를 봤다. 한약 조제 자격증을 가진 그는 사상의학 공부도 같이 해 한약을 찾는 손님에게 증상에 맞는 약을 지어 그들의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약사로서 병 치료에는 양약도 좋지만, 한약도 도움이 많이 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환자에 따라 양약이 필요하거나 한약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기에 양의사와 한의사가 서로 협진 한다면 환자들의 병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게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양약을 마음 편히 먹어야 하는지 물었다. 필요 없는 약을 무리해서 먹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몸이 건강해서 약을 먹지 않으면 제일 좋지만 아프면 거기에 맞는 좋은 약을 써야 합니다. 대신 잘 사용해야 하는데 아무 약이나 함부로 쓰지 말고 약을 잘 아는 약사와 상의해 적당하게 쓰면 좋습니다. 화학물질은 간에서 해독시키는데 간에 부담을 주더라도 그 약이 몸에 이익을 많이 주면 먹어야 하지요."

'보화당 미보약국'을 오랫동안 경영하던 그는 의약분업 후 현재의 미보약국으로 이름을 바꿨다. 교법이 몸에 밴 그는 약국을 찾는 손님에게 늘 정직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즉 손님의 증상에 대해 그가 다뤄보고 알고 있는 약만 권하고 그 약품이 치료에 좋을 경우에만 추천하는 것이다. 간혹 손님들이 찾는 약이 그에게 없을 때는 인근 다른 약국을 추천하고 유사 약은 권하지 않는다. 인터뷰 도중에도 많은 사람이 약국을 찾았고, 이때마다 그는 신속하고 친절한 태도로 응했다. 그는 보통 환자들이 약국에 오면 '○○약 주세요!' 라고 말하는데 이때는 자신의 증세를 약사에게 알리고 어떤 약이 좋은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약사가 그 증세에 맞는 약은 물론 내과 또는 신경외과 등 증세에 맞는 병원을 안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싸다고 반드시 좋은 약이 아닙니다. 그 약을 판매하기 위해 광고를 많이 하는데 광고비, 포장비가 약값에 포함되므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렇기에 약사는 항상 병의 치료에 효과가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약을 손님에게 소개하고 권해야 하지요."

그는 젊은 시절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가져오는 환자에게 약을 지어야 하는 약사로 온종일 약국에 매어 사는 삶이 답답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남자답게 자유롭게 바깥 활동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세월을 잘 견뎌낸 그는 지금까지 현역 약사로 활약하면서 퇴임한 동창들의 부러움을 사고 자신도 감사해 하고 있다.

"약사로서 다른 사람의 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슬하 3남매도 경제적인 큰 어려움 없이 교육할 수 있었으니 나에게 의미 있고 은혜로운 직업입니다. 무엇보다 교도로서 마음공부 하기에도 아주 좋은 직업입니다."

마산교당 학생회원으로 입교해 청년회, 일반 교도로 약사의 삶을 사는 동안 그에게 교법은 많은 도움을 줬다. 감사생활과 함께 모든 이해관계에서 이익 보려는 마음에서 벗어나니 많은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마산약사회장, 경상남도약사회장, 라이온스 회장 등 다양한 직책으로 봉사해 온 것이다. 공로상으로 받은 상금 또한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기금으로 희사했던 그는 매일 선과 기도 정진, 교전 봉독, 법회 출석 등 마산교당의 주인으로 살고 있다.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생길 때는 언제나 교무님, 스승님께 상의해 결정하고 있으며, 부인 김지명 교도와 자녀들까지 소속 교당에서 주인 역할을 해내는 일원가정이다.

"감사생활 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입니다. 웃고 있는 사람이 감사 생활하는 사람이고, 성내고 있는 사람은 감사생활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감사 생활하면 웃고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가슴 툭 치는 법문 들으러 가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는 그는 이렇게 좋은 법을 일찍 만났으니 이생에서 하나라도 더 깨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책은 책이고 나는 나'라는 생각보다 경전 속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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