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인구 절반, 선택과 집중 필요

▲ 고세천 교무/순창교당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권을 포함하면 2천만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충청 북부권과 강원도 서부권까지 하면 남한 인구 5천만명중 절반이 서울 인근에 거주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서울은 대한민국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통계청 인구센서스 조사가 있었다. 원불교 교도수는 13만명으로 조사되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물론 일천만명이 넘는 불교와 8백만명의 개신교 그리고 5백만명이 넘는 천주교와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지방인 호남에 본부를 두고 90년의 세월동안 13만명의 교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2005년 종교인구조사 특징을 좀더 살펴보면 불교는 동쪽과 동해안 산간지역으로 갈수록 그 수가 많고 개신교는 서쪽과 서해안지역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부산 울산을 비롯한 경상도와 강원도는 불교가 강세이고 호남과 인천 군산 목포 등 항구도시는 개신교가 절대강세이다. 특히 군산과 익산은 불교에 비해 개신교가 3배 우위에 있다.

메이저급 종교인 불교 개신교 천주교의 교세를 비교해 본 자료가 있다. 불교를 1로 볼 때 개신교는 0.8 천주교는 0.5이다. 서울지역을 살펴보면 1: 1.4: 0.8로서 톱3가 거의 균일하게 이상적인 조합을 하고 있다. 어느 종교가 절대적인 우위라고 할 수 없다. 천주교는 전국 평균이 0.5인데 서울은 0.8이어서 서울교구가 천주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서울지역에 천주교의 힘이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정의구현사제단의 종교적 양심과 실천활동이 군부독재를 마감하고 민주화를 가져와 사회적 공신력을 키워 천주교의 위상이 강화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천주교는 서울교구에서 큰 획을 그으면 나머지 교구가 따라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천주교가 한국사회에 유입된 지 230년(정조 8년, 1784년)만에 5백만명의 신자를 가졌다. 원불교 100년에 13만명의 교도라고 할 때 원불교의 교화법은 방법과 전략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본다. 물론 천주교는 로마 바티칸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어서 이땅에 쉽게 토착화 하였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불교가 있고 불교라는 거대한 봉우리가 있음에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원불교는 출세간의 불교를 세간의 불교로, 소수인의 불교를 대중의 불교로, 산속에 있는 불교를 저자거리로 이끌어 생활속 불교를 모토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좀더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교화의 황금어장이 수도권이라면 수도권에 그물을 띄워야 한다. 모든 것은 사람이 들어서서 이루어지듯 그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한다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교구와 경기인천교구에 좀더 힘을 실어주고 인력을 보강하여 수도권교화가 살아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자. 익산 중앙총부가 위치한 중앙교구와 전북교구를 중심으로 지난 100년간 교화의 판세가 형성되었다면 다가오는 새로운 100년에는 서울과 경기인천교구를 선두기러기로 하여 교세확장을 꾀해보자. 목표를 정하고 전략과 방법이 나왔다면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취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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