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있는 성내중학교에서는 선생님들과 마음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재미있고 유익하니 매주 잘 만나지고 변화되는 모습들에서 기쁨과 보람이 컸다. 이러던 중 갑자기 내가 대안학교 서원을 밝히고 시골로 떠난다니까 그들은 많이 아쉬워하고 눈물지었다.

1998년, 영산성지고가 기폭제가 되어서 전국 6개의 대안학교가 교육부에서 인가를 받아 개교했는데 그 중 세곳을 원불교에서 열게 된다. 난 그중 경남 합천에 있는 원경고와 인연이 되어 서울 생활을 접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그것은 순전히 마음공부를 해온데서 온 용기였다.

방학마다 청소년 마음공부 캠프를 열었을 때 얻어지는 소득을 경험했고, 교도소에서 200명을 대상으로 10개 팀이 들어가 강의와 분반별 문답 감정을 했을 때, 깊이 만나지고 새롭게 자신에게 눈을 뜨며 희망을 얘기하는 것을 체험하면서 가장 어려운 교육현장에 가서도 마음공부로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면, 원불교 마음공부로 세계교육에도 이바지할 수 있겠다는 꿈도 들어 있었다.

그래서 3개 학년 전체 학생들 수업에 들어갔고, 교사들과도 매주 마음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감일 때 6년간 마음공부 수업을 했다. 처음 개교시에는 불안정한 상태여서 수업이 매우 힘들었다. 수업을 잘 안 듣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많이 좌절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고민을 갖고 찾아올 때에는 그들이 시원해하고 깊이 만나는 교감을 하고 결국 어떤 시간보다도 가까워질 수 있는 심층 상담까지 되면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내겐 큰 행복이요, 보람이었다. 일반 학교보다 워낙 아이들과 부대끼는 시간이 많다보니 밤 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게 대부분인 교사들의 시간을 마음공부로 빼서 일괄적으로 하는 것이 부담 됐지만 원불교에서 세운 학교라 가능했다. 줄기차게 했지만 스스로 선택해서 한 게 아니어서 꾸려가는 데 부담도 됐다.

그래도 16년을 지속하니 마음공부하는 학교로 정착이 되고, 이제는 당연히 모든 학생들은 매주 일기를 기재하고 학년별로 발표를 하면서 모든 교사가 참여하여 감정을 해 주는 문화까지 자리 잡았다. 그것이 아이들과 학부모가 원경고를 선택하는데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었다.

마음공부의 핵심은 '일상수행의요법' 1조부터 9조까지 잘 공부하여 생활에 응용하는 길을 일러주고 법대로 사용하는 것을 계속 문답 감정해주는 것이며, 나는 이것을 '행복의 공식'이라 불렀다.

2000년부터는 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용심법과 교육' 강좌를 열게 되어 4년간을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교육학과 교수 세 사람이 참석해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3개월 40시간을 이수 후 강재태 교수는 "서양학문으로 30년을 넘게 공부한 내용이 이 용심법 공식 1,2,3조에 다 들어있다"고 전체 앞에서 발표 하면서, "정작 이 귀한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함께 모여 사실적인 어려움을 내놓고 이것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를 논의해가면, 교육학이나 상담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의 지혜를 뛰어넘는 힘이 용심법 안에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경남 태봉고 교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