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마상전, 심신 교전하는 단계

정전에는 "법마상전급은 보통급 십계와 특신급 십계를 일일이 실행하고 예비 법마상전급에 승급하여 법마상전급 십계를 받아 지키며, 법과 마를 일일이 분석하고 우리의 경전 해석에 과히 착오가 없으며, 천만 경계 중에서 사심을 제거하는 데 재미를 붙이고 무관사(無關事)에 동하지 않으며, 법마상전의 뜻을 알아 법마상전을 하되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에 대기사(大忌事)는 아니하고, 세밀한 일이라도 반수 이상 법의 승(勝)을 얻는 사람의 급"이라고 밝혀주셨다.

대산종사는 법마상전급은 속 깊은 마음공부로 심신 교전하는 단계라고 하셨다. 법마상전급은 보통급, 특신급 십계에 법마상전급 십계를 더하여 삼십계를 받아 지키면서 속 깊은 마음공부를 하는 단계이다.

법과 마는 일반적으로 양심과 비양심 또는 도심(道心)과 인심(人心), 보살심과 중생심, 정심(正心)과 사심(邪心)으로 대비할 수 있다. 공부인의 서원인 성불제중의 본원에 부합되는 마음을 법이라 한다면 그 본원에 어긋나는 마음을 마라고 할 수 있다. 교강 9조인 일상수행의 요법과 솔성요론의 실천이 성불제중의 본원에 부합되는 대표적인 사항인 법이라면, 삼십 계문을 범하는 것은 본원에 어긋나는 대표적인 사항이므로 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과 마를 구분하는 기준과 근거를 보다 더 세밀하고 명확하게 하려면 일원상의 진리를 비롯한 인생의 요도 사은 사요와 공부의 요도 삼학 팔조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의 교리와 경전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교법이 자신의 모든 삶의 표준이 되고 교법으로 행동의 선택 기준을 삼다 보면 선과 악, 정과 사,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가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기 때문에 이때에는 경전 해석에 틀림이 없고 시비가 분명하기 때문에 마가 숨지를 못한다.

공부인이 법에 대한 신심과 공부를 하고자하는 발원이 있고 자기의 마음이 일어날 때나 어떤 행동을 할 때에 법과 마를 일일이 분석하는 안목을 갖게 되면, 자기 내면에서 법과 마가 치열하게 힘겨루기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법마상전, 즉 법과 마가 서로 싸운다고 하며 비로소 속 깊은 마음공부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법과 마를 기준으로 심신간 악전고투를 하다가 이 싸움에서 법이 이기는 맛을 보고 느끼면 자연히 천만 경계 중에서 사심을 제거하는 데 재미를 붙이게 되고 오직 자기 마음공부 밖에는 다른 것에 마음 쓸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사심 잡념과 번뇌 망상을 제거하기 위해서 틈나면 염불 좌선하고 경전 연습하며, 일을 할 때에는 오직 그 일에 일심으로 전심전력하는 맛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무관사에 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직 자기 공부에 열중하면서 자기 책임에 충실할 뿐이기 때문에 자기 책임 밖의 일이나 자기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해서는 옆도 뒤도 돌아볼 여가가 없게 되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법마상전의 뜻을 알고 속 깊은 마음 공부의 재미를 느끼며 법마상전을 하되, 대체로 반 이상 승리하면 정식 법마상전급이다. 아직은 법이 모두 다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목표와 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알기 때문에 최소한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에 대기사는 범하지 않는다. 대기사란 크게 꺼리는 일이나 어긋나는 중대한 범과를 뜻하는 말로, 구체적으로는 원망심으로 배은망덕하는 일이나, 삼십 계문의 범과 등 공부인의 스스로의 서원에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중앙중도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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