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종사 전무출신 서원서 67.5cm x 20.5cm
대산종사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며 유물을 통한 대산종사의 성혼을 느껴보고자 한다. 이 유물은 대산종사가 전무출신을 서원하며 직접 친필로 작성한 후 법명이 새겨진 도장을 찍어 교단에 올렸던 전무출신서원문이다.

유물을 보면 서원문의 윗부분이 많이 훼손되어 일부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전무출신서원문의 모범원본 내용과 대조하며 내용을 확인한 결과 원래의 내용을 추론할 수가 있었다. 한편으로 다행이라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으로 가슴이 아렸다.

15년 전 역사박물관 작업을 하면서 교정원 서류를 볼 기회가 있어 초기교단 선진들의 서원문을 보게 되었는데, 정말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이 감격스러웠다. 교전과 구전으로만 듣던 존경스런 선진의 서원문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각각의 것이 대강 비슷하지만 뉘앙스가 약간씩 다른 혈심의 의지가 기술된 전무출신서원문에 황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며 저절로 존경심이 넘쳐흘렀다.

현재 역사박물관 이외의 곳에서 보관되어 있던 이 전무출신서원문들이 좀 슬었고, 특히 대산종사의 전무출신서원문의 훼손이 매우 심각하다. 탄생 100주년 행사를 차치하고 3대 종법사의 전무출신서원문이 교단에 보존되어 있다는 것만도 상상을 초월한 축복인데 공식적인 중요 기록물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황망할 뿐이다.

이 서원문은 총 19줄의 국한문혼용체로써 붓글씨로 작성되어 있다. 첫줄의 제목과 전무출신을 서원하는 내용, 그리고 다짐 조목이 적혀 있으며 마지막으로 본인과 증참인 '송규'의 날인과 서원일자가 적혀 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전무출신서원문의 내용과 상당부분이 일치 하지만 일부는 매우 파격적으로 기술되어 있는데, 1조를 보면 기존의 전무출신서원문에는 '대종사의 명령에는 수화라도 불피한다'고 했으나, 대산종사의 전무출신서원문에는 '개인의 모든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고 오직 대종사의 명대로 살겠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는 청소년시절 일지라도 대산종사의 신성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겠다.

나머지 조목들을 살펴보면 마음은 대종사에게 바치고 몸은 사바세계를 위하여 성불제중을 하기로 한다는 조목과 대종사의 대법륜을 영원히 어기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산종사의 전무출신 서원문에서 오롯한 신성으로 교단을 이끌 재목이었던 것을 전무출신 시작부터 확인해 볼 수가 있겠다.

현재 원불교역사박물관의 디지털복원복제센터 교무와 직원들이 종이류의 유물 경우는 실물과 거의 비슷한 복제를 가능하게 기술을 축적하며 실행하고 있다.

소중한 유물들이 복제되어 교운과 함께 후세의 전 인류 통합 원불교 교도들도 소태산대종사와 정산종사 그리고 대산종사와 기타의 초기교단 자료를 직접 친견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창교 100주년을 맞고 있는 지금 원불교 교도들의 사명이자 소명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제 교단의 역사가 100년이 되었기에 현재 많은 유물이 훼손되었을지라도 남아있는 금속과 목제 유물들 그리고 종이류 유물들의 원형 상태가 양호한 것이 아직은 많다. 그러나 현재의 박물관 시설과 유물의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불교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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