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여성의 힘으로'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창립, 여성의 시각 높여
전북여협 회관 조성하고픈 소망
인화·단결·화합으로 여성시대의 디딤돌

(사)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이하 전북여협)는 여성들의 권익신장과 지위향상, 양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지역 여성의 능력개발 등 사회적 역할을 주도해왔고, 많은 여성지도자와 봉사자를 배출해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로의 면모를 다져왔다.

제14대 회장으로 전북여협을 이끌어가고 있는 권타원 김정권(權陀圓 金正權· 전주교당)교도. 그에게서 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여성의 힘이 전해졌다. 반면 전북여협 수장으로서의 강인함과 열정 또한 남다르게 느껴졌다.

김 회장은 지난 41년간 교직에 몸담고 전라북도교육연수원 장학사, 교감, 교장을 두루 거쳐 전북진안교육청 교육장까지 역임하며 교육의 각 분야에서 여성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5년 퇴임직후에는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의 요청을 받아 전주지부와 전북연맹 도회장으로 여성의 의견을 사회에 반영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일의 중심에 서왔다.

그런 그가 전북여협 회장을 수락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나이 고민도 있었고, 무엇보다 이제는 교단 일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는 그는 '그동안의 경륜을 대가 없이 사회에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자녀들의 심적인 후원에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열대우림에서 자란 나무는 나이테가 없습니다. 좋은 재질로 쓸 수 있는 나무의 나이테는 4계절의 변화 속에 혹독한 비바람을 견뎌내고 겨울을 이겨내면서 자란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그늘에서 잘 건조된 나무라야 상량으로 또는 중심 기둥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지요." 그가 지난날의 값진 경험을 토대로 전북여협의 디딤돌이 되고자 용기를 낸 이유다.

10여년을 이끌어온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창립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었다. "당시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150여 지부를 두고 활동하는 단체였는데, 전주에만 지부가 없었습니다. 유권자들의 수준만큼 발전하는 게 민주화이고, 정치발전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2007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전주지부를 창립해 '여성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으로 여성아카데미를 통해 여성의 시각을 높였다. 준법선거와 공명선거를 위해서도 캠페인을 벌이는 등 여성유권자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 또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길을 넓히고, 여성 정치후계자 교육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한편, 우수인력 추천에도 힘을 보태는 등 여성의 권익을 높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늦게 출범했지만 단체의 활동이 두각을 나타나며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전북도 회장으로 활동 폭을 넓혔다. 이런 경륜이 쌓여 전북여협의 수장을 부탁받게 된 것이다. 전북여협은 전북 21개 회원단체와 14개 시·군의 여성단체협의회의 협동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직능과 전문성이 있는 회원단체 하나하나는 다이아몬드입니다. 단체마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갈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여협 회원 간의 공동체 의식, 공감대 형성을 가장 기초로 삼고 싶습니다." 그는 임기 동안 화합·인화·단결을 모토로 협회를 이끌어 간다고 밝혔다.

그는 적은 금액이지만 회원자녀 장학금제도를 신설하고, 작은 규모일지라도 전북여협의 회관을 조성하는 등 내실 있는 사업에 주력하고픈 소망을 전했다. 이밖에도 여성단체 역량강화 워크숍과 여성지도자 아카데미 실시 등 여성지도자 육성사업과 저탄소 녹색성장사업, 국내·외 여성단체와의 교류 등의 중요성도 부각시켰다.

"특히 저 출산 극복을 위한 일과 가정 양립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미래성장 동력 부족, 사회보장비용 부담, 세대 간 갈등 을 확대시킵니다" 국가적인 선결과제이고, 시작을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숙원사업이라는 얘기다.

세상을 바라보는 부드러움과 통찰력, 또 남성 못지않은 담대함과 리더십을 겸비한 그가 마지막으로 마음 속 법문을 전했다.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의 마음으로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법문을 받들고 늘 감사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생을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준 사은의 은혜에 감사생활을 하는 그가 더없이 행복해 보였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