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적공의 노력이 필요

법마상전급에서 법강항마위에 승급하기 위해서는 예비법강항마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예비 법강항마위를 간단히 정의하면 법마상전급 승급조항을 빠짐없이 실행하는 속 깊은 마음공부로 중근 병에 빠지지 않고 벗어난 단계다. 문제는 그 승급조항을 실행하는 것이 어느 정도일 때를 빠짐없이 실행한다고 할 것인가? 또한 정식 법마상전급과 예비법강항마위는 결정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를 정확히 알아야 실지 공부의 표준을 세울 수 있다.

법과 마를 분석하고 실행하는 것을 기준으로 볼 때 법마상전급은 반 수 이상 법의 승을 얻는 단계이다. 반 수 이상 법의 승을 얻는 것은 두 가지 방법으로 그 기준을 정하여 스스로 평가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항을 반복적으로 법마상전하는 것을 유무념 대조하여 그 사항에 대하여 절반 이상 법이 승리하는 것을 기준으로 잡아 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다양한 마음의 거래와 취사를 하는 중에 그때그때의 법마상전 건수를 유무념 대조하여 하루하루를 대조하고, 일주일, 한달, 일년 등 일정기간에 절반 이상 법이 승리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이렇게 법마상전을 할 때에 법마상전급에서는 자기의 능한 부분을 중심으로 실행하고 능하지 못한 부분을 피하여 절반 이상 75퍼센트 정도를 승리하면 된다. 그러나 예비 법강항마위가 되려면 승급조항들을 빠짐없이 실행해야 하므로, 본인이 능한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부족한 부분이나 약점을 극복하지 않은 상태로는 빠짐없이 실행한다는 것이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기가 능한 면에만 취하여 그에 만족하여, 자기가 모자라거나 능하지 못한 부분, 또는 그 원인을 알 수 없을 정도의 뿌리 깊은 습관이나 업력에 대해서는 정면 승부하는 속 깊은 적공의 노력을 하지 않고는 법강항마에 진입할 수 없다. 이것이 많은 공부인들이 법마상전의 단계에 머물고 항마를 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예비 법강항마위는 위에 말한 능하지 못한 부분까지를 포함해서 대체로 법이 승리하는 단계로 볼 수 있는데, 이 정도를 굳이 산술적으로 표현하면 법이 승리하는 부분이 75퍼센트 이상 대부분 법이 승리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정식 법마상전급과 예비 법강항마위를 구분하는 구체적인 정황 증거로 삼을 수 있는 표준은 삼십 계문의 정복 상태, 교법과 성리를 표준으로 법마상전하는 정도, 속 깊은 마음공부로 무관사에 부동하는 정도, 중근 병의 유무와 극복 상태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속 깊은 마음공부의 대중이 있으면 스스로도 대부분 가능하겠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스스로의 진단과 평가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동지와 스승의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들이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 적공하지 않으면 중근에 빠질 수도 있고 이 단계를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다. 이 장치가 문답 감정이다.

법마상전급에서 속 깊은 마음공부를 하다 보면 중대한 고비를 맞이하고, 그 고비는 개인의 특성과 지은 바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점을 자기의 결정적인 공부거리로 삼아서 법마상전하고 정진 적공하여 극복하게 된다. 예컨대 아만심이나 시기심이나 치심이나 탐심이나 진심이나 무관사에 동하는 것 등등, 이 가운데 어느 것들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집중적으로 법마상전을 하게 된다. 이처럼 법마상전에서 법이 대부분 승리하고 공부거리가 압축되어 뚜렷해진 단계를 예비 법강항마위라고 할 수 있다.

<중앙중도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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