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구 원우회원들은 교법실천과 인격도야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자유로운 진리 공부로 인격 향상

 

햇살과 바람이 좋은 날, 국제정원박람회로 이름을 알린 순천으로 향했다. 매월 1,3주 화요일 순천시 석현동 향림 현대 아파트 102동 202호에서 '원불교 순천지구 원우회'가 열린다. 광양·동순천·순천교당 교도들과 이웃 종교인들이 참공부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기발표·강연·회화 진행
오후8시, 직장을 마치고 도착한 공부인들이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원기92년 동순천교당 차광신 교무의 지도로 시작한 공부방은 차 교무의 인사이동으로 원기97년 원불교 순천지구 원우회로 조직을 정비했다. 회원 상호간 친목은 물론 원불교 교리와 마음공부로 인격도야와 교화 활성화를 위해 정진하고 있다.

원우회는 매시간 회원들이 돌아가며 일기발표와 강연을 시행한다. 심신작용처리건과 감각감상은 2명씩, 강연 또한 순번제로 2명이 연마한 것을 발표한다. 일기와 강연 발표 때 회원들은 자유로운 의견을 교환하며 혜두를 단련시키고 있다. 회화를 통해 평소 궁금했던 사항을 질문하며 각자 신앙과 수행방법에 관한 소득을 얻고 있다.

순천교당 표경천 교도는 '자동차 열쇠와 유무념공부'에 관한 일기발표를 했다. 그는 "법회 날 아침, 사회를 대신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당으로 가려고 했으나 자동차 열쇠를 찾지 못해 택시를 타고 법회에 갔고, 늦게 교당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다른 교도가 사회를 보고 있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자동차 열쇠는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는 유념공부로 삼게 됐다"고 전했다.

표 교도의 일기발표 후 회원들은 자신의 유무념공부와 실천에 관한 경험담을 나눴다. 이들은 아무리 신앙수행의 공부가 깊은 교도라 하더라도 공부를 얼마 하지 않은 신입 교도처럼 유무념 사항을 정해서 반복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자신만의 유무념을 정해서 마음을 챙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행이 되는 경지가 될 때까지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답변했다. 무심코 한 행동은 유념이 아니니, 챙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단계까지 공부인들은 항상 그 마음을 챙겨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후 순천교당 이종경 교도와 광양교당 이성운 교도가 <대종경> 수행품 13, 14장으로 강연을 했다. 이종경 교도는 수행품 13장은 좌선의 목적과 주의사항에 대해 "심신의 자유를 얻는 것이 좌선의 목적이고, 좌선 시 주의사항은 조급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좌선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잘 실천할 수 있고 잘 되는 것이 아니니 수행에 있어 급한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조급한 마음으로 좌선했다가 과식하면 체하듯 기체가 생겨 1년 정도 고생한 적이 있었다"는 경험을 전했다. 좌선 시 언제나 호흡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느긋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회원들은 이날 회화를 통해 "적적성성함이 좌선의 바른 법이며 좌선할 때 번뇌가 찾아오면 '망상이구나' 하면 망상이 없어지고, 시간이 지나 또 다른 번뇌가 와도 번뇌가 왔음을 다시 알아차리기만 하면 번뇌가 없어진다" 는 것을 인식했다.

교법 실천 나누는 공부의 장
이햇빛 교도가 마음과 정신의 의미에 관해 묻자 광명교당 조원도 교도는 "〈정산종사법어〉 원리편 12장을 참조해 성품, 정신, 마음에 대해 명확한 구분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안내했다. 이들은 교전 좌선법 중 좌선의 공덕도 참고해 공부하기로 했다. 강연을 통해 〈정전〉은 물론 〈대종경〉, 〈정산종사법어〉까지 내용을 살피고 의미를 새겼다.

참가자들은 공부방을 통해 "교당에서는 여러 사람 앞에서 교리에 대해 선뜻 질문하기 어려운데 소모임으로 진행되니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다. '조석심고'와 '운전하며 험한 말 하지 않기' 등의 유무념 공부를 실천하면서 기질변화가 됐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며 나는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먼저 자신부터 돌아보게 됐다. 전에는 일해서 돈을 벌어야지 생각했는데 현재는 그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은 자연히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공부 길을 먼저 실천한 선배에게 물어보고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는 즉문즉답이 돼서 좋다. 보통 직장 마치고 오면 몸과 마음이 피곤한데 여기서 공부하면 오히려 에너지가 충전된다" 등의 감상을 전했다.

2주일에 한번 열리는 공부시간은 다양한 의견교환의 기회가 적은 교도생활에 또 하나의 활력이 되고 있다. 사고가 넓어지고 각자의 고정관념이 교법에 맞게 바로 잡아지고 정리가 되며, 서로의 마음을 격려하고 나누는 장이 되는 것이다.

이성운 회장은 "근처 교당의 교무님들이 한 번씩 참여해 우리의 공부와 수행하는 방법과 방향이 옳은지 좌표를 명확히 밝혀주면 좋겠다"며 "시간과 형편이 되는 지역 교당 교무들이 언제라도 와서 함께 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교도로서 각자 교당에서 맡은 부회장, 단장 등의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한다는 이들은 기회가 된다면 지도교무를 정해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공통의 바람을 전했다. 오후11시 10분, 저녁 심고를 한 뒤 3시간이 넘는 공부를 마무리했다.

부산으로 오는 길, 대종사처럼 사는 것이 목표라는 한 교도의 말이 여운에 남았다. 그는 "이렇게 공부하고 살면 성불제중은 분명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우회원들의 공부에너지를 받아서일까. 쌀쌀하게 불어오는 순천의 밤바람이 무척이나 감사하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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