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성 원무/가락교당
은혜호스피스의 원무로서 또 하고 있는 한 분야는 '환우보호사'를 양성하는 일이다. 암학회의 통계에 의하면 한해에 약 6만 명 이상이 암으로 사망하고, 30만 명 이상의 가족이 고통 받고 있다.

죽음이 오히려 삶보다 더 낫겠다는 고통과 우울과 고독과 소외감으로 집에서 날들을 보내며 교당법회에 장기 결석하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우리는 관심을 돌리고, 일주일에 한나절 정기방문 봉사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2년 전부터 환우보호사 교육을 시작했다.

현대 사회는 전 가족이 자기 일에 매달려 환자만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우보호사의 역할은 함께 기도와 교전봉독을 하고, 어린손자녀의 마중을 대신 나가주고, 복잡한 종합병원 정기검진에 동행하고, 장기간 병상을 지키는 가족에겐 개인시간을 준다. 고통스런 투병생활에서도 종교생활을 놓지 않고, 생사거래의 이치를 따라 함께 준비하고 교당과 그 가정과의 관계가 유지되도록 하며, 봉사자의 무아봉공정신이 가족을 감응케 하고, 친밀해져서 교당과 연결 끈이 되고, 부모님의 신심어린 투병모습을 보고 감사하며, 그 가정에 신맥(信脈)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환우보호사교육 내용은 호스피스 돌봄에서 필요한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인생살이에 모든 내용이 적용되어 환우보호사 보수교육을 계속 받기만 하면 다방면으로 자기성장이 되는 평생교육과정으로 짜여있다. 질병과 의료분야는 기본이고, 심리상담, 미술치료, 종이접기, 발마사지, 영양섭양, 복지, 운동, 예전과 의식, 약력쓰기, 꽃 기르기, 노래 부르기 등 기본교육은 16강좌를 수료하는 것이지만 보수교육이 계속되며, 교육비는 없으나 호스피스 회원이 되는 조건이다. 현재 190명이 수강하고, 53명이 이수하고 사진 붙은 수료증을 발급 받았다.

고통에 괴롭고, 우울할 때, 정말 나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함께 동무해 주고, 마지막 가는 길에 서운하지 않게 전송해 줘야, 내생에도 일원대도 속에서 만날 것 아닌가.

밖으로 사회로 가정파견봉사는 잘나가고 있으나 막상 우리 교도는 외면당하고, 안으로 도반들을 챙기는 제도가 조직화 되지 못했다.

자원봉사단과 교당봉공회와 교화단, 순교 등 유기적 조직이 이뤄져야 호스피스봉사와 환우보호사 활동이 원활해지고 병석의 재가교도들이 행복해 질려면, 환우보호사를 교당에서 어떻게 적절히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환자가족이 간병 기간 동안 가족 자신의 지적인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대인관계의 깊이가 증가되고, 정신적 성장이 왕성해지면서, 영적 종교적 관심이 증가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유지 개발시켜줄 수 있는 중재자가 꼭 필요하다.

인간이 투병 중에 가장 나약해져 있을 때 동무해주고, 가족이 힘들 때 도와주고 위로해 주며, 가장 종교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 교당 도반들이 환우보호사가 되어, 가족교화의 찬스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그러면 자신도 언젠가 품앗이로 되돌려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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