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종법사, 동아일보 기자 간담
세월호 참사 대담론의 장 제시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의 전반적 분위기가 침체돼 있는 이때, 종교지도자들과 그 해법을 모색하는 대담의 장이 마련됐다. 5월28일 중앙총부를 방문한 동아일보 김갑식 문화부 차장은 대산종사탄생100주년기념대법회 개최를 축하하는 것으로 인사를 나눴다.

경산종법사는 "역사적으로 종교가 생성되는 과정은 매우 길다"며 "소태산대종사가 원불교를 창교했다면, 정산종사가 제도를 완비했고, 대산종사는 그것을 실천하는 인재를 키워 종교연합운동과 같은 사회통합의 막중한 일을 담당했다. 2만여 교도들이 참석해 대산종사의 법문을 봉정했고, 세계평화 삼대제언 실천을 다짐했다"고 답했다.

이어 경산종법사는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이 상주이다"며 "이번 대법회를 인연으로 희생영가와 가족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전 교도들이 정성을 다해 기도와 축원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재난 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원인과 치유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경산종법사는 "그동안 우리 국민은 외침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헤쳐 나갔다. 오히려 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은 우리들의 '속병'이다"며 "반드시 극복되리라 믿지만 '대충'과 '빨리'라는 국민적 정서의 허점과 관치주도형 국가체제와 경제제일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산종법사는 "고속성장에 따라 섬세하게 챙겨야 할 부분인 '본연에 대한 기초'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생겼다"며 "도덕적 해이와 적당주의, 그리고 생명의 소중성을 확인하는 인성교육의 부재가 한 몫 했다. 국민의 의식을 돌릴만한 대담론의 장을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약속을 실천하게 하는 것이 그 해법이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사회 지도층의 자질과 의식변화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경산종법사는 "과거에 선비들을 '한사(寒士)'라 불렀다. 곧 청빈했다는 뜻이다.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지조가 있으면서 청렴과 강직을 지켰다. 그러한 정신을 중시해야 한다"며 "원불교에서는 '영육쌍전(靈肉雙全)'을 말한다. 선비가 지녀야 할 '도덕성'과 '공익성'을 갖추며 도덕과 경제가 잘 조화된 가치관이 정립되야 한다. 곧 물질을 선용할 수 있는 활용력을 함께 겸비하는 것이 원불교가 제시하는 미래형 지도자상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인생에 보감 될 덕담의 질문에 경산종법사는 "감사생활하자. 마음을 편하게 갖자. 여유를 갖자"고 당부했다.
김 차장은 "대국민담론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언론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경산종법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의 아픔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다"며 "그 분들을 위로하고 치유시키는 것이 종교인의 역할이다. 또한 자기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하며, 대담하게 이를 넘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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