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진 연결되는 유기적관계

▲ 김재성 원무/가락교당
호스피스학회에서 의료진에게 웰다잉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첫째는 의식을 잃지 않고 지내다가 가족들에게 걱정(질병과 경제)끼치지 않고 죽는 것, 둘째는 죽기 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화해와 용서를 받고 남에게 많이 베풀 수 있는 죽음(시신, 인체조직기부)이면 좋겠다는 것, 셋째는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온정을 느끼면서 편안하게 눈감고 싶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진들조차도 장기간 연명치료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하면 호스피스를 전 교단적인 제도화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인가?'

〈대종경〉 부촉품 4장에서 "믿음이 엷은 사람은 시들 것이요, 믿음이 굳은 사람은 좋은 결실을 보리라"라 부촉했듯이, 신심 있고, 공심 있는 사람은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해탈의 심정으로 내생 길을 챙기며 간 선진들의 아름다운 열반모습을 본다.

위암3기 수술 후 더 이상 치료에 매달리지 않고, 집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다 만나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은 후, 노래방 기계를 설치해놓고 방문객에게는 궁한 위안인사보다 노래를 부르게 하며, 먼 길 떠나기 3일전부터 음식을 끊고, 모든 장례절차를 당부한 후 영면에 임한 생사해탈 교도가 있다.

또한 대장암으로 "이제는 치료가 안된다네"하며 지인들을 조용히 불러 만나고, 사무실에 있는 내게도 평소 때와 같이 매일 전화하며, 방문하면 너무나 반기며 법담 나누고 지낸지 5개월, 최종 1주일 병원에서 좋아하던 '봉선화'노래를 함께 부른 후, "너를 만나 행복했다. 네 걱정은 내가 다 가져가마"하고 사흘 후 내 손을 잡고는 고요히 눈감으며 열반독경까지 들었던 법 높은 교도도 있다.

그러나 아직 신심, 공심이 굳지 못한 교도는 정기적으로 방문해 함께 지지하고 붙들어 주는 것도 꼭 필요하다.

'형님', '아우'하던 옛날 풍조가 살아나 "아우가 있어 내 생이 더욱 즐거웠다" 말할 수 있고, "형님이 있어 크게 성장했다. 내생에 또 만나자"고 인사 할 그런 선후진이 끈끈하게 연결되는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면 교당이 훈훈해 질 것이다.

원무활동을 하면서 원무들을 발굴해내거나 신바람 일으키는 원무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다양한 분야의 원무가 모집되야 한다. 교보문고 원불교코너 지킴이가 되어 책은 원 없이 읽으며 〈원불교교서〉도 관리하면서 신앙상담과 교화도 할 수 있는 원무, 의사·간호사·요양보호사·경찰·상담치료사·변호사·법무사·복지사·영양사·약사·물리치료사·세무사·회계사·치과의사·한의사 등 각계 전문분야의 재가 교도를 원무로 위촉해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시스템화가 되면 교도 협동체제가 가능해진다. 더불어 자선은 교단 밖으로도 베풀지만, 안으로 어려운 교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한다.

가사도우미·간병인·아기돌보미·시간제도우미·요리사·시간제기사·용역분야 등 다양한 원무 지원자를 수급하는 것이 교단적으로 시급히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둘째 원무는 자원과 추천도 하지만,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위촉하는 것이 더 발전적이다.

셋째 원무회는 유기적으로 '어떻게 원무활동을 잘 전개 해갈 것인가' 를 연구하고 구체화하는 협의체로 역할을 강화되어져야 할 것이다. 곧 끊임없는 학습과 서원공동체로 성숙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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