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조복과 해탈자유의 경지

법강항마위는 법마상전급 승급조항을 일일이 실행하고 예비 법강항마위에 승급하여 육근을 응용하여 법마상전을 하되 법이 백전백승하는 단계이다.

공부인들은 속 깊은 마음공부를 하는 법마상전급에서부터 이미 육근을 응용하여 법마상전을 한다. 이처럼 법과 마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취사선택을 할 때에 대체로 반수 이상 법이 승리하는 단계가 법마상전급이라면, 모든 법마상전의 경우에 법이 이겨서 생활이 법도에 맞도록 취사선택되는 단계가 법이 백전백승하는 법강항마위 단계이다.

육근을 응용하여 법마상전을 한다는 것은 우리 공부인들이 몸과 마음을 사용할 때에 안이비설신의 육근을 통하여 작용하는데, 그때마다 법도에 맞는 작용과 맞지 않은 작용을 구분하여 취사선택을 하는 작용을 말한다. 법강항마위가 육근을 응용하여 법마상전을 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법강항마위라 할지라도 중생심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비록 아닌 마음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법도에 맞는 취사를 하여 법이 승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강항마위는 그 아닌 마음으로 인하여 스스로를 괴롭히거나 본원을 그르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음 가운데 법의 표준이 분명하게 확립되어 모든 육근 작용을 그 표준으로 취사선택하여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법강항마위에서도 법과 마가 서로 다투기는 하지만 육근을 응용할 때의 모든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익어지면 비록 법 아닌 것들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법의 표준으로 승복시켜서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심신조복의 단계로 모든 일상생활이 법도에 맞는 것이다.

법마상전의 측면에서도 예비 법강항마위와 정식 법강항마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예비 법강항마위는 대부분 법이 승리하고 법마상전의 대상이 압축되고 분명해져서 마지막 한판 승부를 앞두고 대치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정식 법강항마위는 마지막 한판 승부에서 승리하여 그 한 고비를 넘어선 단계로써 그 결과 법이 백전백승하는 힘을 얻고 모든 육근 작용이 법도에 맞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법강항마의 고비가 되는 이 마지막 한판 승부의 대상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 숨어 있는 과거 오랜 세월의 업력이거나 묵은 습관으로 뿌리가 깊어서 그 저항이 매우 완강하고 극복하기가 어렵다. 이 승부에서 기어코 이겨내야만 법강항마의 심신조복을 할 수 있고, 해탈 자유의 경지를 맛볼 수 있다.

마음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하나하나의 경계를 세밀하게 구분하여 법마상전을 하는 방법과, 자기 자신의 약점이나 업장 가운데 가장 분명하고 뿌리가 깊은 부분을 구체화하여 정복하는 방법을 아울러 하면 큰 성과를 볼 수 있다.

등산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큰 산의 정상을 정복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보다 낮은 봉우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인생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 본 사람은 일상의 작은 고통들을 가볍게 이겨낼 수도 있다.

마음공부에 있어서도 자기 자신에게서 뿌리 깊은 업장이나 중대한 결점을 발견하면, 이를 위장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구체적인 공부거리로 삼아서 정면으로 승부하여 극복하는 속 깊은 마음공부의 법마상전을 통해 승리하게 되면 이것이 항마이며 이러한 부분 항마가 전체 항마를 이루고, 일상의 작은 부분들은 가볍게 이겨낼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갖추어 해탈 자유의 심경을 누릴 수 있다.

<중앙중도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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