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행복한 마음공부 수강생들이 일기발표와 문답 감정을 하고 있다.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공부에 빠지다
 

진주로 향하는 길,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때 이른 무더위를 잊게 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도착한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교사교육센터 306호. 3~6월, 9~12월, 매주 화요일 이곳에서 '행복한 마음공부' 강좌가 열려 참다운 인생과 행복의 의미를 일깨우고 있다.

일반인 대상 강좌
5년 전 개강한 강좌는 태봉고등학교 교장 박영훈 원무의 지도로 8회기가 진행된다. 30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한 강좌는 공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강생을 20명에서 현재의 15명까지 줄였다. 수강생들의 삶이 향상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2000년부터 경상대학교 평생교육원 마음공부 강좌 등 다양한 외부 강의를 해 온 박 원무는 "마음공부 강의 초반에는 수강생이 많으면 누군가 알아주는 것 같고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이제는 양보다 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7~10시까지 진행되는 수업은 마음공부 강의와 수강생들의 일기발표, 문답감정이 시행된다. 박 원무는 강의를 통해 원불교 얘기를 직접 하기보다 〈정전〉 일상 수행의 요법 1~9조, 정신수양의 요지, 개교의 동기, 진리관, 생사관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진주교당 정제심·황일심 교도를 제외하면 모두 일반인이 수강생이다. 마음공부를 접하지 않은 일반인이 대부분이라 첫 시간에는 마음공부로 변화된 사례를 소개하며 마음공부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가족과 자녀, 제자를 친절하고 정직하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도록 가르치고 있지만, 청소 잘하는 사람과 청소 못 하는 사람, 인사 잘하는 사람과 못 하는 사람이 함께 살면 둘 중 누가 더 괴로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본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흔히 바르고, 깨끗하고, 희고, 잘하는 것만 옳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배워왔지만, 바르지 않고, 더럽고, 검고, 잘하지 못하는 것 등 부정적인 면도 삶의 진리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마음공부를 함으로써 힘들고 어려운 삶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은 여러 가지 일로 발생한 경계를 없애려고 하거나 상황이나 상대를 바꾸려 하는 방법을 시도하는데 그것은 마음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계를 대할 때 일어나는 그 마음을 알고 발견해 공부해야 하고, 일어나는 그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마음을 인정하고 신앙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영훈 원무

원래는 없건마는~ 둘 다 진리
3일, 박 원무는 강의에 앞서 '원래는 없건마는~ 둘 다 진리입니다'를 강조했다.

마음을 공부하는 우리는 착한 것, 좋은 것만 진리가 아니라 나쁜 것, 불편한 것도 진리로 바라볼 줄 알고, 힘든 경계가 올 때 자기 마음을 충분히 만나고 자기 마음을 신앙한 후에야 비로소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었던 상대에 대한 이해, 어려웠던 일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공부의 의미와 효과를 의심하던 수강생들은 강의와 일기발표, 문답감정이 진행될수록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삶의 고민이 해결되고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박 원무는 이날 '열반 전후에 후생 길 인도하는 법설'을 강의했다. 그는 먼저 '육도'와 '사생'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 후 "죽은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이 생사 공부"라며 "우리의 영혼은 영원불멸한 것이며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오고 가는 거래, 변화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좋고, 기회와 힘이 있을 때 지혜와 복을 쌓아 진급하는 공부인이 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의 후 수강생의 일기발표, 이경미 씨는 "아버지는 자녀들만은 험한 인생을 살지 않도록 유난히 공부를 강요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지금까지 혼돈의 마음으로 살았던 것이 아버지의 탓으로 여기며 살아왔는데 공부를 하고 보니 아버지는 진리따라 열심히 사셨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으로 살고 싶고, 나에게도 행복한 마음을 허락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박 원무와 수강생들은 일기 발표를 하는 상대의 사연에 공감하고 발표자의 더 나은 삶의 다짐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박 원무는 "일기를 적고 발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것이 온전히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된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녀와 남편과의 관계도 건강해지고 무엇보다 내가 나에게 자유로워지는 길이다"고 말했다. 늘 자신을 규정짓고 한정 짓고 넘어갔던 일을 일기를 적고 발표하고 감정 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만나고 자신을 온통 귀하게 대접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수강생들은 마음공부 수업에 참여하면서 "직장과 가정생활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피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맞서서 해결하고 전보다 불안해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남편과의 대화에서도 화를 먼저 내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다, 원불교 관련 강의라 잘못 왔다고 생각했는데 수강생들의 수업 모습을 보고 해 볼 만한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 생기면 질투심이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게 되고 서운한 마음이 없어졌다" 등의 감상을 밝혔다.

이들은 행복한 마음공부를 통해 자신의 참 행복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던 마음에서 점점 편안하고 여유가 있는 온전한 마음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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