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된 핵 산업, 진실을 파헤치고 맞장 뜰 탐정단 9인

시대적 아픔을 잊지 않고 또 다시 희망의 씨앗을 키워내는 일을 우리는 멈출 수 없다. 희망을 담고, 꿈을 꾸며, 정직하게 소신껏 자기 삶을 일궈가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담아내며 우리가 살아갈 세상의 희망 씨앗을 다시 틔워본다.

▲ 9인의 탐정단이 모임을 갖고 향후 일정을 논의 중이다. 탐정단은 전업주부, 학생, 일러스트 작가, 뮤시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했다.

관피아, 해피아, 법피아, 세피아 등 마피아와 결합한 합성어가 유행이다. 이 유행어는 부정적 의미가 내포됐다. 또 관료사회의 보이지 않는 손과의 결탁도 읽혀진다. 시대흐름을 반영한 것일까. '핵 마피아를 찾아 나선 9인의 탐정단'이 있다. 이들은 시민정의를 위해 쫄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다.

전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핵 마피아들. 그들의 실체와 검은 속내를 낱낱이 폭로하고자 9인의 핵 마피아 탐정단이 3월31일 다큐멘터리 제작발표회를 하고 통쾌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제작발표회에서 "미국의 마이클 무어가 있다면 한국에는 9인의 탐정단이 있다. 마이클 무어의 '식코(sicko, 미국의 의료제도의 모순을 담은 다큐영화)'를 넘어서는 '핵 마피아 탐정단'을 주목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다큐를 총괄하는 김환태 감독을 5일 서울 성북구의 다큐이야기 프로젝트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득권과 맞서다

40대 초반의 미혼인 그는 외유내강형으로 비춰졌다. 감히 핵 마피아를 파헤치겠다는 용감한 다큐를 기획했으니 말이다.

"핵 마피아는 누구인가? 영화는 이 물음에서부터 시작 될 것이다. 핵 마피아는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국민들의 생명줄,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와 지구를 담보로 원전 도박을 하고 있는 이들이다. 은폐된 핵 산업의 진실을 파헤치고 그들과 맞장을 뜰 것이다."

김 감독은 9인의 탐정단과 함께하는 이 프로젝트를 '유쾌하고도 용감한 여정'이라고 소개했다.

9인의 탐정단과 핵 마피아를 파헤칠 때 '기득권의 외부압력'은 없을까. 혹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 갈까. 이들은 외부압력을 얼마든지 환영 한다고. "기득권이 우리를 회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나달라고 하면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그래도 다 드러내 놓고 최대한 보여 줄 수 있는 만큼은 보여주겠다."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를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핵 마피아 그룹들은 바로 핵 발전 정책을 유지하는 사장이나 대표들이다. 아마도 사람을 풀어서 우리를 조사할 것이다. 이에 대해 불안감은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두려울 게 없다. 모두 깨끗하기 때문이다. 또 하승수 탐정단장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다. 단장이 전직 변호사인 만큼 우리의 결속력은 함부로 깰 수 없다. 영화 촬영이 진행되면 그 누구도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한다." 탈핵은 모든 생명이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사회로 가는 첫 시작이기에 걱정 없다는 견해다.

이미 외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정책 선회 추세
시민참여 함께할 때 더욱 정당성을 갖게 될 것


영화적 요소 가미한 퍼포먼스

다큐영화 '핵 마피아'는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6월9~10일 밀양송전탑 반대를 하는 주민들을 만나러 갔다. 현재 갈등의 폭이 최대치다. 주민들은 예전에 평화로웠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으나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주민들 간에도 갈렸다."

밀양 송전탑 설치를 강행하는 것도 결국은 동해안 일대를 핵시설로 채우겠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탐정단과 함께 밀양을 찾아 치유의 퍼포먼스 등을 펼칠 예정이다.

"주민들 앞에서 밀양 송전탑을 상징하는 765초 동안 춤을 춘다. 반성과 사죄의 의미이다. 그리고 경찰서와 한전 앞에 찾아가 뭔가를 하려 한다. 영화 식코처럼 실제로 현장에 나가 부딪혀 나가는 재미를 영화에 담을 것이다. 다큐이기는 하지만 재미적인 요소를 빼 놓을 수 없다. 대중이 공감하는 영화를 위해 탐정단에는 퍼포먼스팀이 있다. 탈핵을 문화로 이야기 할 것이다.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와 서포터즈가 거리에서 또는 시위현장에서 다양한 문화 공연 등을 펼칠 것이다. 대중과 만나고 대중과 이야기를 할 것이다."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두리반 재개발 철거 반대 투쟁에 자립 음악가로 참여 이후 자립음악생산조합을 창립해 사회적 문제에 음악가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9일은 고리와 월성을 30일에는 경주 방패장 완공식에 참석해 영화를 촬영한다. 그리고 11월까지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이후 편집 과정을 거쳐 내년 2월에 마치게 된다. 하지만 변수들도 예상하고 있다. 상영시간은 100분을 예상한다.

이번 영화촬영을 위해 소액 다수의 힘을 기다리고 있다. "1억 이하의 저예산 영화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을 최소 1천~3천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또 공적자금 신청도 해 놓은 상태다. 무엇보다도 희망적인 사회를 위해 1만원 후원자가 많아지면 좋겠다. 이렇게 모금 운동을 하는 것은 이 영화의 방향이 올바르게 가기 위한 것이다. 촬영 중 길을 잃지 않고 끝까지 가자는 의지이기도 하다. 시민참여로 만든 영화일 때 더욱 더 정당성을 갖게 될 것이다. 현재는 서포터즈 모금운동을 350명 정도 참여해 주고 있다." 서포터즈로 참가 할 시 영화 엔팅 자막에 이름 기재 및 리워드를 해 준다. 김 감독은 '국민은행 016701-04-071406 다큐이야기 프로젝트' 후원계좌를 당당히 밝혔다.

▲ '핵 마피아'를 제작 중인 김환태 피디.
서포터즈와 함께하는 다큐영화

그동안 시민 정의를 위해 용기를 갖고 촬영된 영화들이 있다. '또 하나의 약속', '부러진 화살', '변호인' '26년' '천안함 프로젝트' 등 다수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이익을 따지지 않는 용기 있는 감독들이라 생각했다. 영상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홍보효과가 있기 때문에 '핵 마피아' 역시 탈핵의 길을 열 수 있을까 기대를 해 보고 싶다. 생각이 이쯤 이르자 영화 '핵 마피아'의 결말이 궁금했다. 즉 에너지 전환정책이나 대안에너지 활성화, 햇빛에너지나 지열 시스템 구축 등을 어디까지 끌어 낼 수 있을까도 하나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핵 산업은 사양 산업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정책을 선회하는 추세이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핵 에너지'가 값이 싸고 깨끗하다고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러면 핵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단순하게 그것만 생각해 봐도 싸고 깨끗한 에너지로 볼 수 없다.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어떻게든 전환해야 한다."

9인의 탐정단은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외 배우 맹봉학 씨, 전업주부 이송연 씨, 녹색당 이보아 탈핵위원장, 자율주의 연구활동가 강서진 씨, 대학생 정종한 씨, 성미산학교 재학 중인 공혜원 학생, 서지함 일러스트 작가와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다. 이외에도 권우정 프로듀서와 윤형석 촬영감독 외 다수의 스텝이 함께한다.

탐정단은 기획회의를 통해 핵과 관련해 인터뷰 할 기득권측의 대상자 선정을 마친 상태다. 김 감독의 각오는 단단했다.

"객관성을 담보하는 문제와 수치적 정확한 사실을 보여 줄 것이다.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내용적으로는 철저히 주관적으로 의미있게 부딪칠 것이다."

그는 2005년부터 핵에 관련한 영화를 기획했다. 특히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핵 발전소 사고 이후 더욱 사명감이 생겼다. 10여 년 간 품어온 핵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9인의 탐정단과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핵에 관한 은폐된 진실을 어디까지 찾아 낼 수 있을까? 우리는 서포터즈가 되어 그를 응원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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