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치며, 새로운 100년 약속

지난해 7월부터 1년 가까이 '원불교 100년을 성찰한다'는 주제로 41회에 거쳐 연재했다. 연재에 앞서 집필진을 중심으로 특별좌담회를 실시, 전반적인 교단의 역사를 성찰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후 박도광, 고세천 교무와 김원도, 박정원 교도의 연재가 한달 단위로 계속되면서 교단 분야별 구석구석을 톺아봤다.

가장 큰 물음은 ▷왜 교화가 제 자리 걸음인가 ▷대종사의 개교정신이 잘 구현됐나 ▷재가 출가교도의 교화 자세는 ▷성장의 핵심동력인 인재양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과연 교단은 어떤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가 등이다.

특히 사전 좌담회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교단이 산업화, 도시화에 대응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시류를 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부분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고착화된 교당 분포도에서도 확인 할 수 있다. 면면촌촌 교당설립, 중앙총부가 있는 전북중심의 교당 세 불리기, 선택과 집중 혹은 미래예측이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 도시화 산업화에 대응 못하게 했다.

인구대비 교당의 수를 보더라도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인구가 한국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교당의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호남권, 농촌 중심의 교당은 어떠한 구조조정도 없이 여전히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화인력 배치에서도 효율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단의 역동성과 생동감, 젊은 층 교화에도 애를 먹게 하는 요인이다. 그동안 연재된 내용을 통합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다시 점검하고 돌아볼 거리들은 산재해 있다.

김원도 교도는 "교단 조직원의 사고방식이 굳어져 발상의 전환을 못하는 조직됐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성장해 왔지만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역사와 문화를 아깝게 생각해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원점으로 돌아가 대대적인 조정으로 기반조성과 집중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세천 교무는 "기성종교의 옷을 입히니 몸은 젊은 원불교지만 행동과 사고는 늙은 원불교로써 생기발랄함을 잃었다. 익산이라는 지역색을 탈피, 서울로 교정원을 이전해 2천만명 수도권 교화에 탄력을 불어넣자"고 강조했다.

박정원 교도는 "원기70년 대 초반까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반을 닦는 데 혈심있는 재가 출가교도들이 헌신적 열정이 충만했다고 평가된다. 현재는 이런 부분이 약해졌다. 지성·덕성·영성이 균형된 통합적 지도자와 혈심있는 지성(志性)적 소수가 끝없이 나올 수 있도록 교단적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박도광 교무는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의 성금으로 외부적 형식을 알맞게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단의 인재양성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특히 청소년 교화는 미래교단의 중추적 인적 자산의 교두보다. 청소년들을 각 분야별 인재로 양성하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단이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쁘게 달려 온 100년이다. 외부 세계의 도움이 없이 성장해 온 교단이다. 현재 수위단회 중심으로 '교헌개정특별위원회'와 '교육개혁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논의의 이면에는 과거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이 숨어있다. 그리고 미래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본사가 기획했던 '원불교100년을 성찰한다'의 내용들이 교단 미래를 설계하는 데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주부터는 원불교 100년의 분야별(교화, 교육, 행정, 산업, 문화, 국제, 복지, 청소년)비전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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