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행복한 도량, 가족처럼 따뜻한 교당

▲ 가락교당 법호·법사인들이 정례법회를 마친 뒤 법위향상과 공부를 상호 권면하기 위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송파역에 내려 가락교당을 찾기가 매우 쉬웠다. 지하철 출구 안내도에 '원불교 가락교당'이 명시 돼 있어 이곳을 지나치는 시민이라면 한번쯤 '원불교'를 떠올릴 것 같다.
'한 사람이 한 분야의 교화를 책임지자'는 '1인1역 운동'을 실천하는 가락교당을 방문했다.

100년성업 기도로 새벽을 열어가는 교화단

새벽 5시, 김도현 교무의 맑은 경종소리가 교당을 울린다. 좌선과 요가를 마친 6시가 되면 '100년성업과 가락교당 비전달성을 위한 대정진기도' 진행을 위해 주관 교화단원들이 정좌한다. 정해진 날짜별로 돌아가며 해당 교화단이 주례하게 돼 있어 모든 교도들이 선과 기도정진에 동참한다. 15일은 여4단 조현진 단장이 주례했다.

기도 후 1층 사무실, 영상반장인 홍지훈 교도는 법회 준비로 여념이 없다. 그는 "3년 전, 1인1역 일환으로 '영상지원반'을 선택했다"며 "모르는 것을 배워가니 역량이 커나가고 주인의식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재정분과장이기도 한 그는 "법회에 참석하지 못한 교도들이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을 시청했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밝혔다.

교화 활력, 자발적 참여로

가락교당의 모든 의사결정은 공의와 자율에 따른다. 이장훈 교무는 "교무는 안내자일 뿐, 교도가 교화의 중심이다"고 말했다. 교도들은 교당교의회, 교화협의회, 교화단운영회, 교도총회 등을 통해 교당과 교화단 목표를 학습하고 숙지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교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잘 알고 있다.

'원기99년 가락교당 교화요람'에는 1년간의 모든 일정과 역할이 공지돼 있고, 연말시상과 공부·사업성적 기준까지 명확해 그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을 우리는 '시스템교화', '조직교화'라 그동안 불러왔다.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는 '1인1역'의 내용을 살펴보면, 회계, 일지, 안내, 영상, 청소, 시설관리, 회보, 도우미, 성가 등이 있고 공식적인 재가교역자 역할이나 외부활동을 제외한 교당 살림을 전 교도가 책임진다.

'원마을 관리, 교당 지킴이' 역할을 맡은 손은종 청운회장은 "교당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교무 2인으로는 도저히 살림을 관장할 수가 없었다"며 "교도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찾게 되니, 교당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고, 공부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실천력을 강조했다.

'어린이법회 지원'을 맡은 김시현 교도도 "오래전 부산 꿈밭 활동을 통해 어린이법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작은 힘이지만 요리·책읽기·미술·놀이활동 등 2부법회를 진행하고, 아이들 먹거리는 천연재료로 엄선해 건강까지 고려한다"고 분업화된 도우미 역할을 설명했다.
▲ 가락교당 교도들이 인터넷 사경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내실 있는 법회운영

가락교당 법회운영은 타 교당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 보면 차별성이 있었다. 특히 신입교도 정착을 위해 조직 된 '맞이단'은 1년간의 멘토 역할을 하며, 매월 1회 경과보고서를 만들어 상호 평가까지 한다.

맞이단 장준태 단장은 "교당에 처음 왔을 때 누군가 자신을 챙겨주면 심리적으로 크게 안정을 갖게 된다"며 "맞이단을 통해 신입교도훈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쉽지는 않지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서도 단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교당은 정례법회로 1주 교화단법회, 2,3주는 경강법회, 4주는 감상담법회, 5주는 지역문화법회를 본다. 경강은 매주 10분간 '솔성요론'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감상담은 자신성업봉찬과 교화대불공을 주제로 돌아간다. 연말에 미리 주제와 발표인이 공지되므로 교도들의 교리실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이밖에 화요공부방, 수요법회, 목요선방, 청년·학생·어린이법회와 법호·법사인법회, 온가족법회, 1박2일 교당합숙훈련 등 이 진행된다.

이 교무가 특히 관심을 갖는 법회는 온가족 법회다. "가락교당은 역대 교무들의 혈심 혈성에 힘입어 일원가족과 젊은 교도들이 많다"며 "이에 힘입어 상반기 가족법회에 270명이 참석했다. 하반기에는 500명 참여를 목표로 행복한 구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탁구부, 산악부, 건달패(건강을 위한 달리기 모임), 합창단, 전통차가락지회, 밀알장학회 등 동아리 활동 재미도 돈독하다.

실패의 경험, 지역교화단 체제로 전환 해

지난해 가락교당은 20개 교화단을 25개로 늘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평가됐다. 연말 교도의식 설문조사에서도 '단을 분산하니 오히려 화합이 약해졌다'는 답이 높았다.

비전 3차년인 올해에는 교화단 근본 취지에 맞춰 '지역교화단' 체제로 전환했다. 연령과 친목 중심에서 지역으로 돌리고 교화단 수도 17개로 압축했다. 2달에 1번씩 단장훈련과 매달 단장회의로 내적역량을 강화해 간다.

홍성인 교화분과장은 "지역교화단은 남녀간, 세대간 다양한 공부모임과 친화활동 기회를 제공해 벌써부터 기쁨이 쏠쏠하다"며 "각 가정에서 단회가 열리고 규모가 작아도 지역봉사활동까지 확대할 예정이다"고 지역교화단 편성 취지를 설명했다.
▲ 서울교구 햇빛발전소 1호가 교당 옥상에 준공됐다.
서울교구 햇빛발전소 문열이

29일 오후2시에는 서울교구 최초로 가락교당에 햇빛발전소가 준공된다. 교당 옥상에 설치된 발전소에 66㎡규모의 다목적실이 함께 건립돼 야외카페, 단모임 장소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교무는 "원불교 환경연대에서 학습의 장을 지속적으로 열었고, 교단의 절전보은운동이란 대의에 교도들이 합력 했다"며 "지난해부터 교당에서는 LED 전구교체, 에어컨 덜 쓰기, 절전 타이머 설치로 절전율 20%를 달성해 냈다"고 말했다.

가락교당 교화 DNA

이 교무는 가락교당의 교화DNA로 '비전'과 '훈련'을 꼽는다. 그는 "창립 30년이 되는 개교 100주년에는 '50 교화단, 900 교화단원, 500 법회출석, 1인1도, 3.1운동, 1인1역'의 비전으로 교화성장의 결과물을 창출해내겠다"며 이를 위해 "가족처럼 따뜻한 교당, 교법으로 훈련된 인재가 되는 것이 오래가는 교화며 가장 큰 비전이다"고 말했다.

박광철 교도회장은 "가락교당은 참 즐겁고 행복한 도량이다"며 "송파구는 미래신도시가 입주되는 등 기운을 타고 있다. 젊은 인구가 많이 유입되고 있어 활력이 넘친다. 홍보와 훈련에 더욱 매진해 서울 교화의 활로를 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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