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는 청소년 교화의 좋은 매개체'
비아동그라미지역대 등록, 청소년대원및 학부모 교화
교당의 정책지원, 교화는 인재 키우는 것

청소년들과 만남 자체가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생애주기에 있어 청소년보다 바쁜 세대가 없을 만큼 일과에 여유가 없다. 바꿔 말하면 청소년 교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우트라는 매개로 청소년 교화의 새장을 열고 있는 이가 있다. 비아교당 영산 유영창(60·榮山 兪榮彰) 교도.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스카우트 원불교연맹 제20기 지도자훈련 중급과정 입소식이 진행되는 중앙총부 야영장에서 그를 만났다. 넉넉함이 묻어나는 그의 미소는 오랫동안 스카우트로 단련된 내공처럼 보였다.

"학력위주의 학교교육이 청소년들의 인성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카우트 활동은 이를 대체할만한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교화에 있어서도 스카우트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매개체입니다."

비아동그라미지역대는 2012년 4월 정식으로 발대식을 가졌다. 하지만 2010년부터 꾸준히 활동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교당에서 스카우트 학부모단(교화단)이 만들어질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카우트 대원들을 이끌어갈 재가 인재를 키우는 일이었습니다. 노력의 결과로 2명의 학부모 대장을 배출했고, 대학생 로버들도 4명을 배출하는 등 교당 자체 역량을 키웠습니다."

교도회장인 그가 스카우트로 교화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임 홍숙현 교무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영장비는 물론 물질적 정신적으로 교당이 적극 나서면서 스카우트 바람을 탄 것이다. 교도들도 간식이나 여비, 훈련비를 지원하는 등 스카우트 활동은 청소년 교화라는 등식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후임인 동정수 교무 역시 스카우트를 청소년 교화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비아동그라미지역대는 한 달에 한번 교당법회를 봅니다. 또한 한 달에 한번 자원봉사를 하는데 교당에서 운영하는 덕림요양원이나 창평교당의 성덕원, 무등산 환경보호운동 등으로 공익심을 키우고 있죠."

그의 교화는 청소년만 한정하지 않았다. 스카우트는 학부모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점에 주목한 그는 청소년에서 일반교화까지 영역을 확대해 갔다. 지역대 자체적으로 1박2일 야영대회를 3~4번 정도로 개최할 정도로 역량을 키웠다. 다음 달에도 지리산에서 야영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33년째 스카우트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훈련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스카우트는 원불교 정신과 비슷한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상시훈련과 매우 흡사할 정도입니다. 종교적인 거부감이 심한 청소년들에게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서서히 교법에 물들게 하고 있습니다. 법회 때 교무님이 일원상서원문이나 사은, 삼학 팔조가 무엇인지를 설교하면서 아이들이 교법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죠."

현재 그는 광주 영천초등학교 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스카우트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그는 교육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광주의 시골지역인 동곡초등학교에서 초빙제 교장으로 6년 근무하는 동안 '교육부장관상 2회 수상', 교육부 '학교 평가우수학교 선정', '우수학교 박람회 초청', '학력향상 프로그램 유치',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 등 굵직한 성과를 낸 결과 2012년 교육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학교가 광주 시내지만 시골학교여서 문화적인 혜택이 적었습니다. 학생 수도 40명밖에 안되는 학교였는데 학력향상 프로그램과 사교육 절감형 창의경영학교를 유치해 논술, 창의수학, 영어, 중국어, 한자는 물론 피아노를 비롯해 23개의 방학후 교육활동을 활성화시켰죠. 그 결과 100명 가깝게 학생수가 증가했습니다. 학부모들에게 입소문이 난 것이죠."

이런 그가 원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절친인 북인천교당 조선덕 교도의 인도로 구례교당을 다니면서다. "목포교대를 졸업하고 집에서 학교발령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친구가 교당에 가자고 해서 처음 나가게 됐습니다. 정도중 원로교무님을 만나면서 참다운 교도가 됐고, 원불교가 중매(?)해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비아교당은 매년 대각개교절을 맞아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어린이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예외 없이 역량 있는 인재를 발굴해 미래교화를 준비하고 있다.

"교화는 인재를 키우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요의 타자녀교육 실천은 교화의 중요한 키워드죠. 청소년 법회만으로 아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카우트 야영활동이나 프로그램은 이미 검증된 내용들입니다. 이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교화했으면 합니다. 스카우트는 1인1종교 갖기 운동을 펴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교화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교단의 청소년 정책에 있어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것이 아니라 몇 가지만이라도 정예화해 집중하자는 의견을 덧붙였다. 스카우트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청소년 교화로 승화시킨 그의 삶은 침체된 교화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재가교도의 열정적인 헌신이 교화의 새로운 동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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