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출가, 시방일가 사생일신

출가위는 법강항마위 승급 조항을 일일이 실행하고 예비 출가위에 승급하여, 대소유무의 이치를 따라 인간의 시비이해를 건설하며, 현재 모든 종교의 교리를 정통하며, 원근친소와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서 일체 생령을 위하여 천신만고와 함지사지를 당하여도 여한이 없는 사람의 위이다.

대소유무의 이치를 따라 인간의 시비이해를 건설한다는 것은 우주의 원리에 근거하여 인간사회의 법도를 세운다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심법이 일원상 진리에 근거하여 모든 일상사가 대소유무의 이치에 어긋남이 없는 것은 물론 진리에 근거하여 그 시대와 상황에 적합한 인사의 법칙을 만들어 중생을 교화하는 제법(制法)의 능력을 갖춘다는 뜻이다.

현재 모든 종교의 교리를 정통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까? 모든 종교의 경전을 모두 탐독하여 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진리에 근거하여 제법의 능력이 있는 경지에서는 과거 모든 성자들의 근본정신과 중생 구제의 원리를 깨달아 알기 때문에 성자들의 가르침인 그 종교의 교리의 핵심을 정통할 수 있는 것이다.

원근친소와 자타의 국한을 벗어난 사람은 어떠한 사람인가? 출가위에 대해서 대산종사께서는 심신출가라 표준 잡으셨는데, 출가라는 말이 뜻하는 것은 자가(自家)의 한계나 국한을 넘어섰다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너와 내가 하나이고 나와 사생이 한 몸이며, 이 우주가 곧 하나로 나와 한 집안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이 출가위의 경지와 심법을 시방일가, 사생일신이라 하는데 이 우주가 한 집안이며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곧 한 몸이라는 뜻이다.

법강항마위 승급 조항을 일일이 실행한다는 것은 육근 작용에 법마상전하여 법이 백전백승하고 대소유무의 이치에 걸림이 없어서 성리에도 토가 떨어지고 생로병사에 해탈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런 법력을 갖추고도 그 자리에 머물러 맴돌거나 출가위에 승급하지 못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대산종사는 법위 표준에서 '출가위는 심신출가인데 이것이 쉽고도 어려운 것은 육신은 출가하고도 마음은 출가를 못하기 때문'이라 했다. 몸과 마음이 온전히 출가하여 사생이 내 몸이 되고 시방이 내 집안이 되는 경지는 이 회상과 내가 온전히 하나가 되어 법을 위하여 몸을 잊고 공을 위하여 사사를 잊는 경지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볼 때 출가위에 승급하기 위하여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은 무엇인가? 대산종사는 '많은 법강항마위가 그 자리에 머물거나 그 법력이 물러나는 원인을 아집 법집 소국집 능집을 지어 평생 그 집(執) 속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출가를 못한다' 했다. 이 말씀의 뜻을 음미해 보면 법강항마위의 법력을 갖추고도 나와 남이라는 그 한계, 법과 비법(非法)이라는 한계,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작은 울타리의 한계, 스스로 능하다는 고정관념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집착하는 그 모습을 스스로 뛰어 넘는 것이 그 마지막 관문임을 알 수 있다. 나라는 한 생각으로부터 형성되는 그 구분과 경계와 한계와 고정관념 등의 집착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시방일가 사생일신이 출가위이며 그 법위가 다시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뜻이다.

출가위는 일체 생령을 위하여 천신만고와 함지사지를 당하여도 여한이 없는 사람이다. 자타의 국한을 벗어났기 때문에 심신작용 모두가 심화 기화 인화로 오직 일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뿐이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고난을 당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처지에 빠진다 할지라도 불원천 불우인하여 하늘을 원망하거나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중앙중도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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